[더팩트 | 문은혜 기자] 쿠팡이 최근 럭셔리 뷰티와 스트리트 패션 분야로 카테고리를 무한 확장하고 있다. 생수, 물티슈, 식품 등 생필품을 파는 곳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명품 뷰티 제품이나 MZ세대에서 인기있는 패션 아이템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하나의 앱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상품군을 넓혀 고객 록인(lock-in) 효과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젊은층에서 인기있는 패션 브랜드를 한데 모은 'C.STREET'(C.스트리트)를 최근 선보였다. 기존 유명 브랜드가 아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핫한' 브랜드를 전문관에 모은 것이다. 현재 C.스트리트에는 보카바카, 키르시, 클락스, 마크모크, 비브비브 등 40여개 브랜드가 입점돼 있다.
쿠팡 관계자는 "C.스트리트는 패션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를 겨냥해 출시한 셀렉숍"이라며 "감도 높은 패션을 위한 브랜드 큐레이션을 선보이며 트렌드에 기반해 고객이 원하는 패션 아이템을 제안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유명 브랜드들이 입점한 'C.에비뉴'에 이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를 모은 'C.스트리트'까지 개설되면서 쿠팡에서 주문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 선택권은 대폭 넓어졌다. 앞서 지난 2020년 선보인 'C.에비뉴'에는 빈폴, 라코스테, 사만사타바사, 뉴발란스, 온앤온, 에잇세컨즈 등 총 98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쿠팡은 패션 전문몰이나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과 차별화를 위해 입점 브랜드 상품에 무료배송·무료반품 서비스를 적용, 온라인 의류 구매 편의성을 높였다. 직장인 A씨는 "이전에는 선호하는 브랜드 상품을 자사몰이나 패션 플랫폼, 가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구매해 왔다"며 "최근 해당 브랜드들이 쿠팡에 입점한 것을 보고 주문해봤는데 다음 날 새벽배송으로 도착해 편했다"고 말했다.
쿠팡은 패션 뿐 아니라 '럭셔리 뷰티'도 집중 키우고 있다. 르네휘테르·에스티로더·비오템·설화수·더후 등 럭셔리 브랜드를 따로 모은 뷰티 버티컬 서비스 'R.LUX'(알럭스)를 지난달 선보인 것이다. 기존 앱 내에도 R.LUX 카테고리가 따로 있지만 쿠팡은 별도 전용 앱을 만들어 차별화를 꾀했다.
R.LUX 전용 앱을 따로 출시한 배경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기존 쿠팡 앱과는 차별화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브랜드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쿠팡은 각종 신선식품, 생필품 등이 나열된 플랫폼과 구분해 럭셔리 뷰티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할 수 있는 새로운 쇼핑 환경을 만들었다. 실제로 R.LUX 전용 앱에서는 할인율과 할인금액이 강조된 빨간 색상의 폰트를 찾아볼 수 없다.
R.LUX 모든 제품은 쿠팡이 각 브랜드를 통해 직매입한 100% 정품이다. 때문에 유료멤버십 회원은 브랜드 상품을 로켓배송으로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 쿠팡은 브랜드사에서 선물세트 박스를 제공하는 일부 제품을 제외한 모든 제품을 사이즈 맞춤형 '시그니처 패키지'로 배송 중이다.
생필품부터 기호품까지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늘어나고 빠른 배송으로 받을 수 있게 되자 쿠팡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갈수록 증가 추세다. 올해 3분기 기준 쿠팡 활성고객은 2250만명으로 지난해 3분기(2020만명) 대비 11.4%, 올해 2분기(2170만명) 대비 3.7% 증가했다. 지난 8월부터 유료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렸음에도 사용 고객이 오히려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에 패션, 뷰티 관련 다양한 브랜드들이 입점하기 시작하면서 버티컬 플랫폼(전문몰)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라며 "플랫폼을 차별화할 수 있는 브랜드 유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