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세 이중근 회장, 부영 지분 94%…승계 '오리무중' 경영권 분쟁 우려도


그룹 장악력 막강한 이 회장…슬하에 3남 1녀
장남 이성훈 씨, 부영 지분 2.18%
제19대 대한노인회장 당선…'이동시 부축'

이중근 부영 회장이 지난 8월 27일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제19대 대한노인회장 선거에서 회장으로 당선, 지지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이중삼 기자]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창업주)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후 2세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졌지만, 현재까지도 진척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당장 2세로의 경영권 승계를 염두하고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근 제19대 대한노인회장에도 당선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데다가 사회공헌활동도 적극 펼치고 있는 등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올해 83세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승계 작업을 더 이상 늦출 수만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슬하에 3남1녀(성훈·성욱·성한·서정)의 자녀를 두고 있지만, 지분 승계가 이뤄지지 않아 후계 구도가 명확치 않아서다. 후계자를 정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남매간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부영 측은 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부영은 이 회장 '1인 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분석·공개'에 따르면 부영의 내부지분율은 99.10%다. 내부지분율은 계열회사의 총 발행주식 중 동일인·친족·계열회사·비영리법인·임원 등이 보유한 주식의 비율을 말한다. 부영보다 내부지분율이 높은 그룹은 오케이금융그룹(99.97%)뿐이다. 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부영 지분 93.79%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그룹 의사결정에 있어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 회장은 계열사인 동광주택산업(91.52%), 남광건설건업(100%), 남양개발(100%), 부강주택관리(100%) 등의 지분도 90%~100%를 가지고 있다. 현재 부영은 올해 기준 대규모기업집단 순위 26위를 차지하고 있다.

막강한 1인 체제로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문제는 이 회장이 83세 고령인 상황에서 승계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회장에게는 아들 세 명과 딸 한 명이 있다. 그러나 2세들의 그룹 지배력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중근 부영 회장이 지난 2019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더팩트 DB

공정거래위원회의 '부영 소유지분도'에 따르면 장남인 이성훈 씨가 부영 지분 2.18%와 계열사 광영토건 8.33%, 동광주택산업 0.87%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이성욱(차남)·이성한(삼남)·이서정(장녀) 씨가 동광주택산업 지분 0.87%를 가지고 있는 것이 전부다. 결론적으로 이중 누가 그룹을 물려받을지는 오리무중인 셈이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2세 승계 작업을 늦추면 늦출수록 향후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부영 관계자는 "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현재 이 회장은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8월 27일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구 거구장)에서 열린 '제19대 대한노인회장 선거'에서 이 회장은 총 273표 중 187표를 받아 당선됐다. 제17대 대한노인회장에 이어 중임에 성공한 것이다.

이 회장의 공약은 대한노인회 중앙회관 건립·운영 활성화, 노인 연령 단계적 상향 조정, 재가(在家) 임종 제도 전환 추진, 출생지원·노인복지전담 '인구부' 신설을 위한 관계기관 협력 등 네 가지다.

이날 이 회장은 당선 소감에서 "책임이 무겁다. 우리 노인회가 노인다운 노인으로 존경받는 노인으로 후대를 생각하는 노인으로 열심히 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더팩트> 취재진이 현장에서 이 회장을 만났을 때 걸음에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 회장은 행사가 끝난 뒤, 현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는 동안 다른 사람(대한노인회 관계자 또는 부영 관계자)에게 부축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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