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의존도 줄인다"…현대모비스, 자생력 확보 '분주'


현대트랜시스 사태 등 현대차-계열사 임금 격차 논란 반복

현대모비스는 올해 3분기 매출 14조18억원, 영업이익 9086억원, 당기순이익 9212억원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종료하면서 극심한 노사 갈등이 일단락됐다. 수직 계열화 영향으로 계열사에서 현대차·기아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가운데 현대모비스는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분주한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올해 3분기 매출 14조18억원, 영업이익 9086억원, 당기순이익 921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1.6% 늘었다. 모듈과 핵심 부품 제조 매출은 감소했고, A/S 부문은 증가했다.

현대차에 모듈 등을 공급하는 계열사 현대모비스가 호실적을 거둔 배경으로는 A/S 부문 매출 증가가 꼽힌다. 현대차와 기아 차량 가격이 증가하고, 스포츠유틸리티(SUV) 비중도 커지면서 현대모비스 A/S 부문 매출도 극대화됐다는 평가가 있다.

현대모비스의 현대차·기아 의존도는 상당하다. 현대모비스 지난해 매출은 59조2544억원이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한국이 31조8799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미주 13조1568억원, 유럽 8조160억원, 기타 3조6687억원, 중국 2조5329억원이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 모듈 및 정비부품 거래 규모는 각각 6조2156억4900만원, 4조6959만8800만원이다. 모듈 원재료와 A/S 보수용 부품 매입 규모는 각각 2330억1200만원, 1939억4500만원이다.

현대모비스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숙원으로 평가받는 GBC(글로벌 비즈니스센터) 설립과 관련해 6401억원을 투자 약정한 상태다. 지난 2019년 12월 서울시와 건축이행협약에 따라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공공기여 및 과밀부담금 관련 부채로 3855억원이 잡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9월 현대자동차 체코공장 내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BSA) 공장에서 현지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현대트랜시스 사태를 주목하며 현대차그룹이 거래 효율을 극대화하려던 수직 계열화의 문제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 70개 계열사가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최근 수년간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면서 계열사 내부에서는 현대차·기아 수준의 성과급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지난달부터 한 달 넘게 파업이 진행돼 현대차 울산공장 등 완성차 생산에도 영향을 줬다. 현재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의 수직 계열화 문제점이 부각하자, 현대모비스는 자력을 갖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스텔란티스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섀시 모듈을 납품하는 등 현대차·기아 의존도를 낮추려고 한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 도래 전망과 전동화 흐름을 기회로 삼아 독자적인 행보도 보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스페인 나바라주에 폭스바겐에 공급할 전기차용 배터리시스템(BSA) 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2026년에는 BSA를 양산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024 파리모터쇼에 참여하며 르노와 스텔란티스 등 주요 제조사와 접점을 확대하기도 했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램프 등 분야에서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업체가 관심을 가질 만한 실력을 갖춘 셈이다.

양승열 현대모비스 글로벌영업1실 상무는 파리모터쇼에서 "2009년부터 수출 아이템이 확대하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했다"며 "최근 유럽에서 상당히 많은 수주를 추진하고 있고, 지난 2년 글로벌 톱 제조사를 상대로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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