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코리아세븐 대표, 경영 1년 차 '난항'…유임 전망은


상반기 역성장, 희망퇴직·임금 동결 등 비상경영 돌입
미니스톱 인수 영향…비용증가·신용등급 하락 등 과제

올해 상반기 코리아세븐이 역성장했고 지난달 희망퇴직, 임금 동결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경영 1년 차를 맞는 김홍철 대표(사진 왼쪽 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그룹·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김홍철 대표이사를 수장으로 맞이한 지 1년 차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에게 맡겨졌던 미니스톱 통합 후 경영 안정화, 실적 개선 등 임무 성과는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불어나는 영업적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김 대표의 내년 대표직 유임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코리아세븐은 영업손실 97억원을 냈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적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44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60억원가량 불어난 규모다. 2분기 매출액 규모도 1조38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줄었다.

김홍철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코리아세븐에 부임했고 지난 1년여 간 유의미한 실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 대표 부임 이후 코리아세븐은 비상경영체제에 들어섰다. 지난달 198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에 임직원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지난 7월에는 본사 위치도 기존 종로구에서 임대료가 저렴한 강동구로 옮겼다. 지난 1년 새 코리아세븐의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코리아세븐의 이 같은 어려움은 지난 2022년 4월 편의점 한국미니스톱을 일본 이온그룹으로부터 인수하면서 커지기 시작했다. 기존 미니스톱 매장들을 세븐일레븐으로 일괄 교체하고 직원들을 흡수하면서 지출 비용이 늘었다. 코리아세븐은 당시 전국 편의점 업계 점유율 3위를 차지했던 세븐일레븐에 5위 미니스톱을 품고 점포 수 1, 2위(CU·GS25)와의 격차를 2600여 개만큼 줄였다.

코리아세븐은 패션과 뷰티 콘텐츠를 접목시킨 신규 매장 뉴웨이브 오리진을 본사가 위치한 서울시 강동구 건물 1층에 선보이는 등 실적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강동구 이스트센트럴타워 1층 뉴웨이브 오리진 매장 모습 /코리아세븐

코리아세븐은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한 해부터 비용 증가, 수익성 악화, 신용등급 하락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생겼다. 미니스톱을 인수하기 전인 지난 2021년 9188억원이었던 세븐일레븐 판매관리비(판관비)는 2022년 1조원을 넘어섰고 2023년에는 1조1425억원까지 늘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에 걸쳐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낮췄다. 평가 이유로는 미니스톱 인수 과정에서 상승한 통합·물류비용, 더딘 수익성 회복이 꼽혔다.

지난 3월 세븐일레븐·미니스톱 매장 통합작업을 마쳤지만 코리아세븐은 한국미니스톱 인수 효과를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 영업손실 확대에 더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꺾이면서 외형 성장세도 더딘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선두 CU와 GS25가 올해 상반기 실적이 성장한 것과 상반된 행보다.

코리아세븐은 세븐일레븐 '투트랙 전략'을 돌파구로 내세웠다. 먹거리 전문 매장 '푸드드림', 패션과 뷰티 콘텐츠를 중심으로 매장을 꾸민 '뉴웨이브 오리진' 등 특화 매장 비중을 늘리고 있다. 코리아세븐 측은 향후 뉴웨이브 오리진을 주축으로 상권별 맞춤형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올해는 성공적인 미니스톱 통합 완료와 함께 조직을 재편하고 향후 지속성장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다지는 시기"라며 "단기적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정책, 제도, 문화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11월 말 단행될 것으로 점쳐지는 2025년 롯데그룹 임원 인사에서 김 대표가 코리아세븐 대표직 유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김홍철 대표는 롯데그룹 정책본부 경영개선실,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을 거쳐 롯데그룹 유통군HQ에서 인사혁신본부장을 맡은 뒤 코리아세븐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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