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익 기자] 경기 수원시 정자동 '화서역파크 푸르지오' 전용면적 101㎡A(9층)는 지난달 1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2018년 5억9860만원으로 분양가가 책정된 것과 비교해 약 10억원 가까이 웃돈이 발생했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 전용면적 75㎡A(26층)는 8억1000만원에 손바뀜됐다. 2018년 분양 당시 4억6700만원~4억9700만원이었던 분양가에 비해 약 3억원 이상의 이익을 본 셈이다.
10대 건설사 브랜드는 입주가 완료된 신축 단지 중심으로 프리미엄이 높아지면서 청약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공급된 신규 분양단지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중 8개 단지가 10대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로 나타났다.
청약경쟁률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강남·서초·송파)들을 제외하더라도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5개 단지가 10대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다.
청약시장은 물론 입주 후 높은 환금성과 미래가치 때문에 주택 수요자들의 10대 건설사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아파트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가 분양한 아파트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8.07대 1이다. 그 외 건설사 아파트 경쟁률(3.98대 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전문가들은 10대 건설사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는 것에 대해 대형 건설사가 공급한 브랜드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형 건설사 분양 물량에 대한 청약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변 아파트들보다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아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중견·중소 건설사의 경우 지방 위주로 사업을 하다 보니 집값 하락에 따른 미분양 적체로 생사기로에 놓였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총 26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22곳이 지방 건설사다.
폐업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9월 종합건설사 357곳, 전문건설사 1536곳이 문을 닫는 등 총 1893곳이 폐업했다. 전년 동기 대비 9.9% 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악성 미분양 물량도 쌓이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7262가구로 2020년8월(1만7781가구) 이후 가장 많았다. 지방이 1만4375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방과 수도권 집값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KB부동산의 월간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과 5대 광역시의 주택 평균매매가격 차이는 지난 1월 2억9167만원에서 지난 9월 3억786만원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수도권 주택 평균매매가격은 1509만원 올랐지만 5대 광역시는 오히려 110만원 떨어졌다. 결국 아파트를 분양할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이다.
한 지방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의 부동산시장 침체가 심화하면서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할인 분양에 나서는 지경"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지방 주택 시장 활성화는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내년 부동산시장을 전망한 보고서에서 "지방의 경우 입주 물량 중 잔금 부족, 세입자 미확보로 입주하지 못한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시세 대비 고분양가 부담이 큰 지방에서는 미분양 재고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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