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수수료율과 배달비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들이 10차례 회의를 진행했음에도 상생안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배달 플랫폼 측이 앞선 회의보다 개선된 수수료율 제도를 제시했지만 여전히 입점업체 눈높이와는 맞지 않는 모양새다. 오는 7일 예정된 11차 회의에서 이해관계자들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상생협의체)'는 전날(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0차 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9차 회의에서 결론짓지 못한 배달 수수료율 완화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차등 수수료율 제도를 상생 방안으로 내놨지만 구체적인 수수료율에 대해서는 입점업체 측과 입장이 갈렸다. 이날 소상공인연합회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입점업체 측은 지난 회의와 마찬가지로 '수수료율 5% 상한' 요구를 고수했다.
차등 수수료율 제도는 플랫폼 입점 업체 중 매출이 비교적 적은 사업자에게 매출이 높은 사업자보다 낮은 중개수수료율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지난 6차 상생협의체 회의에서 배달의민족이 먼저 이 같은 제도를 언급했다. 당시 배달의민족은 매출액 상위 입점업체에 대해서는 현행 수수료율인 9.8%를 유지하고 매출액 하위 40%인 업체들은 단계적으로 차등 수수료율를 적용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회의에서 공익위원들이 제안한 수수료율 조정안을 대체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플랫폼 구조의 과도한 출혈 마케팅에 대해 좀더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어려운 자영업자의 부담을 완화하고 배달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지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이번 10차 회의에서 처음 차등 수수료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구간별 차등 수수료율 안은 논의 중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상생협의체 초반 회의에서 별도 상생안 의견을 내지 않다가 지난 8차 회의에서 수수료율를 9.8%에서 5%로 내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입점업체 배달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조건을 끼워넣어 반발을 샀다. 유성훈 쿠팡이츠 본부장은 10차 회의에서 "차등 수수료율을 도입해 중소 영세 상점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 무료배달 혜택도 지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입점업체 측이 요구하는 배달 수수료율 상한은 여전히 5%로 배달 플랫폼의 제안과는 간극이 크다. 이와 관련, 이정희 상생협의체 위원장은(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입점업체마다 의견은 다르지만 단일안으로 내려온 요구는 중개수수료를 최대 5%로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과거 배달수수료가 정액제로 운영될 때를 기준으로 삼아서 5%를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차 회의에서도 수수료율 조정 안건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상생협의체는 오는 7일 추가 논의를 진행한다. 11차 회의에서도 합의가 결렬된다면 공익위원들이 중재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쿠팡이츠가 늦어도 오는 6일 오전에는 차등 수수료율 최종안을 제출할 것으로 본다"며 "쿠팡이츠가 최종안을 제출하면 배달의민족 상생안과 비교하고 입점업체와의 의견 차이를 고려해 11차 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11차 회의에서도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들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 중재안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가능하면 11차에서 마무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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