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건설부문 지주사 합병 2년, 수익성 개선 속도 낸다


내달 풍력사업 한화오션에 양도, 체질 개선 본격화
대형 복합개발사업 착공 줄줄이 예고
매출 확대 및 적자 전환 반등 계기 마련

한화는 다음달 1일 건설부문의 풍력사업을 한화오션으로 1881억원에 양도할 예정이다. 풍력 사업 관련 자산, 부채, 계약 및 인허가 등까지 모두 넘긴다. /한화

[더팩트|황준익 기자] 한화 건설부문이 2022년 11월 한화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화에 합병된 지 2년이 지났다. 그 사이 한화의 사업구조 재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건설부문의 체질 개선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개발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외형 확대와 함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한화에 따르면 회사는 다음달 1일 건설부문의 풍력사업을 한화오션으로 1881억원에 양도할 예정이다. 풍력 사업 관련 자산, 부채, 계약 및 인허가 등까지 모두 넘긴다.

앞서 한화는 글로벌부문의 플랜트사업을 한화오션에 양도했다. 모멘텀부문은 물적분할하고 태양광 장비 사업은 한화솔루션이 가져갔다. 풍력 사업의 양도가 완료되면 한화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올라간다. 지난해 한화의 별도기준 매출액 7조1864억원 중 건설부문은 4조9303억원으로 68.6%를 차지했다. 글로벌부문의 플랜트사업 매출액은 6800억원, 모멘텀부문 매출액은 7172억원으로 이들 매출액을 제외하면 건설부문이 한화에서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은 85.2%로 크게 늘어난다.

건설부문의 비중은 커졌지만 한화 편입 이후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건설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42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한화 건설부문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7년 이라크 비스마야 사업 미수금 등에 따라 영업손실 26억원을 기록한 후 처음이다. 올해 1분기 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2분기 588억원으로 또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대형 프로젝트 준공과 준공 예정원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한화 건설부문은 대형 복합개발사업을 통해 반전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고금리, 분양가 상승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분양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은 서울시 중구 봉래동2가 일원에 마이스(MICE)시설과 오피스, 호텔, 오피스텔 등이 결합된 대규모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달 내 착공에 들어간다. /한화 건설부문

반면 복합개발사업은 이달부터 2026년까지 착공이 예정돼 있다. 우선 이달 내 서울역북부역세권이 착공에 들어간다.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은 서울시 중구 봉래동2가 일원에 마이스(MICE)시설과 오피스, 호텔, 오피스텔 등이 결합된 대규모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공터였던 철도 유휴부지에 연면적 약 34만㎡, 지하 6층~최고 지상 39층 규모의 건물 5개 동이 들어선다. 총 사업비만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착공을 통해 올해 4분기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이외에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를 비롯해 내년 수서역 환승센터(사업비 1조6000억원), 대전역세권(1조1000억원)과 2026년 잠실 마이스(2조2000억원) 복합개발사업 착공이 연이어 이뤄진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기수주 사업 관리 강화 및 수도권 중심 선별 수주는 물론 데이터센터 등 미래 먹거리로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겠다"며 "자원순환, 수처리 등 그린 인프라 시공 능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건설부문 총 수주잔고의 약 37%를 차지하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재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10㎞가량 떨어진 550만평 규모의 부지에 주택 10만가구와 사회기반시설 등을 지어 분당급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규모가 총 13조원에 달한다. 한화는 2012년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와 2015년 사회기반시설 공사를 각각 수주했다.

2012년부터 공사를 시작했으나 이라크 측 비용 미지급 문제로 2022년 10월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미수금 6억2900만달러(약 8400억원) 중 2억3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받은 뒤 부분 공사 재개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기존 계약조건 및 공사 전부의 재개를 목적으로 하는 수정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건설부문은 비우호적 외부환경과 기존 원가 수준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저조한 수익성 기조가 전망된다"며 "건설부문 예정원가 조정이 상당 부분 마무리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양호한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의 착공이 예정된 점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는 원가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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