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감 키운 정교선 회장…'형제 경영' 강화하는 현대백화점그룹


정교선 현대홈쇼핑 부회장, 회장으로 승진…14년 만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정지선·정교선 '공동경영' 공고화

정지선·정교선 형제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 왼쪽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오른쪽은 2025년 정기인사에서 현대홈쇼핑 회장으로 승진한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현대백화점그룹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지난해 11월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정지선·정교선 '형제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올해 연말 인사를 통해 이같은 체제를 공고히 하고 나섰다. 그룹 부회장이자 현대홈쇼핑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홈쇼핑 회장으로 승진해 무게감을 키웠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형제의 공동 경영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31일 승진 29명, 전보 31명 등 총 60명에 대한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정교선 현대홈쇼핑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에 올라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지 14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한때 그룹의 캐시카우였던 현대홈쇼핑이 업황 악화에 시달리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그룹이 정교선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고 있다. 정교선 회장이 지난 2009년부터 16년 동안 현대홈쇼핑을 이끌어온 만큼 그간 쌓은 전문성과 경력을 활용해 홈쇼핑 사업의 장기전략을 책임지라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전문 경영인은 ··단기적 사업 전략에 대한 계획 및 추진에 나서고 정교선 회장은 홈쇼핑의 장기적 성장전략 구상 및 추진에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지주회사 체제 전환 1년을 맞은 현대백화점그룹이 동생인 정교선 부회장의 무게감을 키워 정지선 회장과의 공동 경영 체제를 굳건히 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정교선 현대홈쇼핑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는 부회장직을 유지하며 정지선 회장을 보좌한다"며 "단일 지주회사 체제의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그룹 경영 전반을 함께 이끌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신세계와 같은 계열 분리가 아닌 형제의 공동 경영 체제를 선택한 가운데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1월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공식화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 투자 활성화,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이같은 목표를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그룹은 적자가 지속돼온 현대면세점을 비롯해 현대L&C, 현대이지웰, 지누스 등 계열사 4곳 대표를 이번 인사를 통해 교체했다.

현대면세점의 경우 '33년 영업통'으로 불리는 박장서 영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승진시켰고 글로벌 매트리스 전문 기업 지누스에는 현대L&C 대표를 맡고 있는 정백재 대표를 내정했다. 정백제 대표는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로서 지누스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적임자로 발탁됐다.

또한 종합 건자재 기업 현대L&C 새 대표에는 이진원 현대그린푸드 푸드서비스사업본부장이 내정됐고, 토탈 복지 솔루션 기업인 현대이지웰 대표로는 박종선 상품운영본부장이 내부 승진했다.

반면 이 4개 계열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전원 유임됐다. 이미 지난해 대부분의 주력 계열사 대표들이 교체된데다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국내외 경영환경 속에서 중장기 사업전략을 구상하는데 매진하라는 의미에서다. 대표이사 외에 임원인사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단행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안정 기조 속 미래 성장을 위한 변화 추구"라며 "불황 속에서도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장기 전략과 혁신에 매진해 미래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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