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에도 웃지 못했다…삼성 반도체, 3분기 영업익 3조원대


3분기 매출 79조1000억원…분기 역대 최대치
영업익은 9조1800억 기대치 하회…DS 3조8600억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79조1000억원, 영업이익 9조18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웃지 못했다. 올해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3조원대 영업이익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전체 영업이익 또한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으로 9조1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7.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4% 오른 7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전년보다 개선됐으나, 10조원 초반대를 제시한 시장 예상치에는 크게 못 미치는 성적표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전분기와 비교하더라도 만족스럽지 않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10조4439억원이었다.

매출이 전분기 대비 7%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한 점은 위안거리다.

주력인 반도체(DS) 부문이 부진한 게 컸다. DS 부문은 3분기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증권가에서 제시한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5조원 수준이었다. 메모리 사업이 선방했지만, 성과급 충당금과 같은 일회성 요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확보 실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부문 적자 등이 실적을 끌어내렸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분기 대비 재고평가손 환입 규모 축소와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달러 약세에 따른 환영향 등으로 이익이 감소했다"며 "시스템LSI는 매출 극대화 및 재고 최소화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일회성 비용 증가로 실적이 하락했다. 파운드리는 모바일·PC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한 가운데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반도체 업계 실적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앞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HBM 공급 효과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달성했다. 해당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6조4724억원) 기록을 크게 뛰어넘은 수준이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3분기 매출 44조9900억원, 영업이익 3조37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은 신제품 출시로 전분기 대비 매출,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펙이 향상되면서 재료비가 인상됐음에도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이 확대돼 두 자릿수에 가까운 이익률을 확보했다.

네트워크는 사업자 투자가 축소되고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는 Neo QLED, OLED, 대형 TV 등 전략 제품 판매에 주력하는 동시에, 서비스 사업 매출을 확대해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매출, 이익이 증가했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신제품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올해 3분기 3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사진은 전영현 DS 부문장. /더팩트 DB

하만은 3분기 매출 3조5300억원, 영업이익 3600억원을 기록했다.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확대 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디스플레이사업(SDC)의 매출은 8조원, 영업이익은 1조5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형의 경우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대응으로 실적이 개선됐고, 대형은 TV·모니터의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전분기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시설 투자는 전분기 대비 3000억원 증가한 12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업별로는 DS 10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원 수준이다. 3개 분기 누계로는 35조8000억원이 집행됐으며, DS 30조3000억원, 디스플레이 3조900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4분기에도 성장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부문의 성장이 이뤄지더라도 세트 사업의 약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S 부문은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및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하겠다"며 "DX 부문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AI 전략 강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메모리는 서버 수요 강세가 유지되고 모바일은 일부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익성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방침이다. D램의 경우 HBM 판매를 지속 확대하고 서버용 DDR5는 1b 나노 전환 가속화를 통해 32기가비트(Gb) DDR5 기반 고용량 서버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낸드는 8세대 V낸드 기반 PCIe 5.0 판매를 더욱 확대하고 고용량 QLC 양산 판매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 시스템LSI SoC의 경우 엑시노스 2400 공급을 확대하고 DDI는 IT용 OLED 확대 지원 및 모바일 OLED TDDI 제품 상용화에 집중한다. 파운드리는 주요 응용처 시황 반등이 지연되면서 고객 수요 약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다양한 응용처를 확대해 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2나노 GAA 양산성 확보 등을 통해 고객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시장은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내년에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장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동시에 HBM 경쟁력 또한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S 부문은 첨단공정 기반 제품과 HBM, 서버용 SSD 등 고부가 제품 수요 대응을 통해 수익성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HBM3E 판매를 더욱 확대하는 한편, HBM4는 하반기에 개발·양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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