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전남 곡성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소외된 아이들을 따뜻하게 보살핀 김선자 씨가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의 우정선행상 대상을 수상했다.
오운문화재단은 30일 서울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제24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우정선행상은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선대회장의 호인 '우정(牛汀)'을 따서 2001년 제정됐다. 코오롱그룹이 1999년부터 발행한 사외보 '살맛나는 세상'에 사회 미담 사례들을 소개한 것을 계기로 선행을 격려하고 나눔 문화를 널리 전하기 위해 제정 이후 매년 시상해왔다.
올해 대상은 지난 2004년부터 전남 곡성 서봉마을에서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며 소외된 아이들을 보살펴온 김선자(53) 씨에게 돌아갔다. 김 씨는 동네에 밤늦게까지 귀가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아 배경을 알아보다 조손가정이나 맞벌이 가정이 많아 아이들을 돌볼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 일을 시작했다. 자녀 방을 책방으로 꾸며 동네 아이들이 편하게 놀고 책을 읽을수 있게 해주고 끼니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왔다.
현재는 아예 작은도서관을 지어 '길작은도서관'으로 이름 붙이고,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을학교로 발전시키며, 도움이 필요한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물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힘써 오고 있다.
김 씨의 선행은 도서관에서 일손을 돕던 마을 어르신들에까지 이어져 직접 한글을 가르쳐 글눈을 틔워드렸다. 영화 '시인 할매'는 어르신들이 직접 지은 시를 모아 시집을 출판했던 실제 사연으로 제작된 것이다. 김 씨는 "그 어떤 후원금도 받지 않아 경제적으로 힘든 순간도 많지만, 아이들이 밝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두렵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44년간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김형자 씨는 우정선행상 본상을 수상했다. 김 씨는 1999년 인터넷 카페 봉사단체 '아름다운동행'을 개설해 회장으로 활동하며 장애인 지원을 위해 앞장서왔다. 과학칼럼니스트로서 10년간 야학에서 재능기부한 것은 물론 농촌의 문화소외 지역을 찾아 문화예술공연 나눔을 실천해왔다.
웹툰 작가와 그의 팬들, 가족들이 의기투합해 봉사 동호회를 결성해 20여년 간 중증장애인들의 친구가 되어온 '문스패밀리 봉사원정대'도 본상을 수상했다. 2003년 웹카툰 문스패밀리의 온라인 팬카페 모임 회원들이 뜻을 모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헌혈증을 기부한 데 이어 이듬해부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 지속적으로 후원, 봉사 활동을 펼쳐오며 팬덤문화를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왔다.
마지막 우정선행상 본상은 약 30년간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치과 진료 봉사활동을 펼쳐온 양춘호 씨에게 주어졌다. 양 씨는 학생 시절부터 의료봉사를 시작해 1997년 치과의원을 개원하면서 주기적으로 지역 내 발달장애인시설을 찾아 치아관리를 도왔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2018년 경영 은퇴 이후에도 우정선행상만큼은 한해도 빠짐없이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를 격려하며 사회와 함께하는 의미를 강조해 오고 있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인사말에서 "선한 씨앗을 뿌리면, 감사의 기억들이 양분이 되어 이 씨앗을 자라게 한다"면서 "이 순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선행이 지금은 작아 보일지라도 그 씨앗으로부터 누군가는 사랑을 느끼고, 힘을 얻어 시간이 지나면 풍성한 결실이 된다는 것을 수상자분들이 몸소 증명해 보였다"고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또한 "저 역시 더 많은 선행의 씨앗이 뿌려지고 많은 이들이 동참해 더욱 ‘살맛나는 세상’이 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지속적인 사회공헌의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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