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이마트가 한 달가량 진행한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마쳤다. 공개매수 결과 공시는 오는 31일 나올 예정이나, 신세계건설 주가는 공개매수 마감 이후에도 큰 변동이 없는 모습을 보여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지분을 무난하게 확보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오후 2시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06% 오른 1만8110원에 거래 중이다. 공개매수가인 주당 1만8300원 대비 1.03% 낮은 수치로 사실상 공개매수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이마트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신세계건설 공개매수를 추진해 왔다. 기존 신세계건설 지분 70.5%를 들고 있었기 때문에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지분 95%까지 24.5% 이상만 확보하면 상장폐지가 가능했다.
이마트가 공개매수를 위해 투입한 금액은 총 391억9309만원이다. 이마트의 최근 부진한 실적 등을 고려하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이마트의 현금성 자산 규모가 2800억원가량임을 고려하면 재무 상태에 부담을 줄 정도도 아니었다.
이에 이마트는 신세계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흡수한다.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95% 이상을 확보하지 못했더라도 현금교부 방식으로 남은 지분 전량을 매입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마트가 신세계건설의 상장 폐지 이후 사업 구조 재편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한다. 신세계건설이 상장폐지되면 의사결정의 키를 주주가 아닌 이마트가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상장폐지 이전에도 대표이사나 주요 임원들을 교체하거나 대규모 조직개편 등을 통해 한 차례 쇄신에 나선 적이 있기 때문에 더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실한 사업장을 매각하거나 흡수할 여력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코스피 시장에서 상장폐지를 하면서까지 신세계건설 살리기에 돌입하고 있으나, 2022년부터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신세계건설을 안고 가는 것이 이마트 주주들에게 장기적으로 악재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런데도 우선 단기적으로는 호재로 인식되는 모양새다. 이마트가 최근 사업부 재편과 효율화에 속도를 내는 것이 주주 가치 제고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증권가도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올리고 신세계건설 상장폐지가 주가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8만3000원으로 올린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 사업부 재편과 효율화에 주목하고 있다"며 "제주소주 매각, 스무디킹 철수, 신세계건설 상장폐지 등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으며 전방위적 효율화 작업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