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38호 신약 후보 '오피란제린', 식약처 문턱 넘을까


식약처 허가 승인 기간 통상 1년…오피란제린 지난해 11월 신청
오피란제린, 통증·부작용 측면 경쟁력 충분

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이 가장 유력한 국산 38호 신약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더팩트DB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비보존제약이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어나프라주)'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지 11개월 가량이 지났다. 올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오피란제린이 식약처 문턱을 넘고 국산 38호 신약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가장 유력한 국산 38호 신약 후보는 비보존제약의 오피란제린이다.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11월 식약처에 오피란제린 주사제의 국내 임상 3상 결과를 근거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국산 신약이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기 위해선 전임상(비임상)시험과 임상 1·2·3상 시험을 모두 완료한 뒤 임상 결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기업은 △안전성 △유효성 △품질에 관한 입증자료를 식약처에 전달하면, 식약처는 해당 자료를 심사해 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 허가 승인을 내리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품목 허가까지 통상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오피란제린은 말초신경계에서 다중으로 작용하는 세계 최초의 다중 수용체 표적 비마약성 진통제다. 해당 약물은 통증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글라이신 수송체 2형(GlyT2)'과 '세로토닌 수용체 2a형(5HT2a)'을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을 지녔다. 앞서 비보존제약은 복강경 대장절제수술 후 통증 환자 2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3상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부작용 역시 구토와 메스꺼움 등 대부분 경증이었으며, 발생 빈도 역시 위약군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증도 이상의 통증에 사용할 수 있는 진통제는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뿐이다. 오피란제린은 수술 후 통증을 비롯한 중증도 이상의 통증에 강력한 진통 효능을 지녔는데, 비마약성, 비소염 진통제이기 때문에 오피오이드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의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오피란제린의 등장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미국의 10~40대 사망원인의 1위는 펜타닐이며, 국내에서도 마약성 진통제의 과다처방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펜타닐 패치제를 연간 한도인 122매(1매당 3일 사용)를 초과해 과다처방받은 환자는 총 75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21년 294명 △2022년 246명 △2023년 189명이었으며 1인당 평균 처방매수는 215매, 200매, 188매에 달했다.

펜타닐은 말기 암 환자 등에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다.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근육경직, 호흡곤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신약 심사는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안에 품목 허가 승인을 받는 게 목표"라며 "오피란제린의 마케팅을 위해 신약 마케팅 본부를 신설했으며 사전 마케팅부터 출시까지 전반적인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피란제린은 타 제품 대비 통증을 감소하는 효과도 뛰어나지만 수술 후 같은 중증 통증에 있어 통증 감소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된다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라며 "국내 임상을 진행했을 때는 부작용이 상당히 적게 보고 됐다.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마약성 진통제에 비해 훨씬 강점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 기업 인더스트리펄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490억달러(약 64조6100억원)에서 오는 2031년 841억5000만달러(약 110조98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bongouss@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