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력 30%를 태양광으로 공급"…벤츠 '탄소중립 공장' 팩토리56


내연기관·전기차 혼류생산…"주문 며칠 뒤 제품 출고"

독일 진델핑겐 메르세데스-벤츠 팩토리56 테크 라인. /최의종 기자

[더팩트ㅣ진델핑겐(독일)=최의종 기자] 23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 메르세데스-벤츠 팩토리56. 지붕에 있는 태양광 판넬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팩토리56은 자동차를 생산할 때 필요한 전력 30%를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서 공급받고 있다. 탄소중립 생산공장을 표방한다.

1200명이 근무하고 있는 팩토리56은 지난해 기준 연간 22만대를 생산했다. 팩토리56은 축구장 30개 크기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장인 정신을 담아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자 숙련된 인력을 투입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사회와도 유대를 유지하고 있다.

취재진이 찾은 팩토리56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지속 가능성 실현 고민이 고스란히 담긴 듯했다. 메르세데스-벤츠에 따르면 공장 옥상 공간 40%가량에는 옥상 녹화를 적용해 오염된 물과 빗물을 분리하고 빗물을 보관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팩토리56 2층에 도착하자 공장 관계자가 아래 1층을 가리켰다. 자동차 생산 과정이 눈 안에 들어왔다. 새 차 냄새가 물씬 풍기는 팩토리56 내부를 놓고 공장 관계자는 마치 만개한 꽃을 보듯이 생산 과정을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설명했다.

팩토리56의 강점은 혼류 생산이다. 내연기관과 전기차가 함께 만들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브랜드 최상위 클래스 마이바흐든 EQS든 곧바로 생산 작업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주문 이후 며칠 뒤 제품이 만들어진다.

공장 1층에 내려가자 부품을 나르는 로봇 AGV가 한창 이동 중이었다. 팩토리56에서는 차량 제작에 필요한 부품을 나르는 데 400대 이상 AGV를 이용한다. AGV는 특정 공간에 부품을 실어 필요한 곳에 넘겨주고 있었다. 사람이 감지되면 곧바로 정지한다.

메르세데스-벤츠 팩토리56 테크 라인. /최의종 기자

공장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것 중 하나는 거대한 팔 같은 로봇 행잉 오토 컨베이어(hanging auto conveyor)다. 인형 뽑기처럼 생긴 행잉 오토 컨베이어는 90도까지 돌아가 차체를 이동시키는 로봇이다.

무인 수송 시스템이 작동되는 테크(TEC) 라인은 행잉 오토 컨베이어로 옮겨진 차체 보디에 부품이 삽입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부품마다 코드가 붙어 있어 맞는 제품에 들어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승용 부문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을 지원하는 디지털 생태계 MO360을 적용했다.

생산 공정마다 모니터를 통해 해당 제품이 한국으로 가는지, 미국으로 가는지 파악된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한국 서울에서 달리는 차량도 추적을 통해 팩토리56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 세계 30개 이상 공장 주요 생산 프로세스와 정보기술(IT) 시스템 정보를 통합하고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했다. 기계·생산 장비도 대부분 사물인터넷(IoT)을 사용할 수 있다. 가상 현실·증강 현실 등 시리즈 생산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돕는다.

사라 길렌 팩토리56 공장장은 "공장이 갖는 우위는 높은 수준의 디지털화다. 디지털화로 모이는 데이터는 효율성이 있다"며 "MO360을 통해 작업자는 화면으로 사양을 확인할 수 있고 진행 상황을 라인 앞에서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팩토리56의 목표는 고객에게 최고의 제품을 선사하는 것"이라며 "효율성과 최고를 위한 요소의 조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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