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오승혁 기자] 에쓰오일이 국내 석유화학 사상 최대 규모로 9조2580억원을 투자하는 샤힌프로젝트 건설 현장에 대규모 장치와 설비를 설치하는 EPC(설계, 구매, 건설) 공사가 본격화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의 전체 EPC 공정 진행률은 40%로 오는 2026년 6월 기계적 준공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초대형 크래킹 히터는 총 10기 가운데 8기가 자리 잡았다. 크래킹 히터는 스팀 크래커(기초 유분 생산설비)의 핵심 장치로 '원유를 끓이는 보일러'라고도 불린다. 나프타·LPG 등의 원료를 850도의 열로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가로 약 10m, 세로 40m, 무게 3200톤의 초대형 중량물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전남 영암에 있는 국내 플랜트 업체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해 해상으로 이송해오며, 전체 모듈 설치가 완료되면 높이 67m에 달하는 10개의 설비들이 웅장한 위용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샤힌(Shaheen)'은 아랍어로 사우디아리비아의 국조인 '매'를 의미한다.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사우디의 아람코가 샤힌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인 이 프로젝트에 따라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88만1000㎡(약 26만6500평) 부지에 폴리머 공장, 저장탱크, 스팀 크래커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생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인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는 모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의 원천 기술로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초 상업 가동될 예정이다. TC2C는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재료 생산을 증대하기 위해 최적화된 공정으로, 전통 석유화학 산업 대비 탄소집약도가 낮은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샤힌 프로젝트의 스팀 크래커는 연간 180만톤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한 단일 설비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로, 고효율 가스터빈 발전기를 통한 자가발전 및 고온의 폐열 회수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경쟁력 있는 에너지 효율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폴리머 공장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화 창고를 건설하여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샤힌 프로젝트의 EPC 컨소시엄을 리드하고 있는 현대건설 관계자는 "우리나라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샤힌 프로젝트의 고품질 플랜트 건설을 위해 국내 EPC사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총동원하고 있다"며 "2026년까지 이어지는 건설 기간 동안의 일자리 창출, 완공 이후의 지역 업체 생산 유발 효과 등 국가 경제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역사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