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소공동=문은혜 기자] "롯데백화점이 선보이는 쇼핑몰 '타임빌라스'는 미래형 리테일의 표준이 될 것이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롯데백화점 쇼핑몰 중장기 전략·비전 간담회에 나와 이같이 강조했다. 쇼핑몰 사업에 오는 2030년까지 약 7조원을 쏟아부어 업계 표준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저성장기에 진입한 백화점 사업을 보완하기 위해 백화점과 쇼핑몰을 융합한 컨버전스형 대형 쇼핑몰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2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미래형 쇼핑몰 사업을 중장기 전략으로 키우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국내와 해외 쇼핑몰 사업에 약 7조원을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백화점보다 높은 쇼핑몰 성장성이 자리 잡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국내 유통 채널 동향을 조사한 결과 백화점은 오는 2030년까지 성장률이 2%에 그치는 반면 쇼핑몰은 무려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10년 뒤 국내 유통 채널에서 쇼핑몰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와 관련, 정준호 대표는 "백화점은 소비자들이 쇼핑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3m 이내인 반면 쇼핑몰은 이동이 더 자유로운 구조"라며 "쇼핑몰이 심리적으로 주는 안정감이 있기 때문에 지금 시대에 맞는 리테일 채널은 쇼핑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쇼핑몰 가능성을 포착하고 전략을 재수립 중이다. 약 10년 전부터 백화점, 아울렛 사업을 위해 확보해 온 송도, 대구 수성 등 9개 대규모 부지를 쇼핑몰 사업 부지로 전환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과 건축비가 인상으로 쇼핑몰을 위한 대형 부지 개발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롯데백화점은 향후 수익률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쇼핑몰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10년 전에는 1만5000평 규모에 쇼핑몰을 건축하는데 4000억 정도 들었다면 지금은 7500억원까지 늘어난 상황"이라며 "그만큼 수익률이 높아야 투자가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백화점은 시간을 의미하는 '타임(Time)'에 별장을 뜻하는 '빌라스(Villas)'를 더해 '새로운 시간이 열리는 공간'이라는 철학을 담은 '타임빌라스'를 쇼핑몰 브랜드명으로 낙점했다. 24일 개장하는 '타임빌라스 수원'은 미래형 쇼핑몰 사업의 첫 결과물이다.
타임빌라스 수원은 백화점과 쇼핑몰의 경계를 없앤 '컨버전스'형 공간이다. 임시개업으로 운영한 지난 5월 기준 타임빌라스 수원의 신규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 수원 외 지역인 광역형 고객 매출도 20% 이상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VIP인 에비뉴엘 고객 1인당 매출은 최대 90% 가까이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타임빌라스 수원은 리뉴얼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수원은 물론 경기 남부권을 아우르는 광역형 쇼핑 랜드마크로 입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수원의 성공을 발판 삼아 전국으로 쇼핑몰 매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30년까지 송도와 수성, 상암, 전주에 4개 신규 쇼핑몰을 세우고 군산, 수완, 동부산, 김해 등 기존 아울렛 7개점을 재단장해 쇼핑몰로 전환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타임빌라스는 '더 가까운 곳으로','더 다양한 것을', '더 품격 있게'라는 3가지 키워드로 전략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건축가와 협업한 '랜드마크' 매장도 선보인다. 송도와 상암은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 리처드 마이어와 협업한다. 대구 수성은 영국의 유명 쇼핑몰 설계사인 LDA 와 협업해 쇼핑몰 안팎에서 즐길거리가 가득하도록 변신시킬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백화점은 향후 2030년까지 국내 쇼핑몰 수를 13개로 늘리고 이를 통해 매출 6조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롯데백화점의 쇼핑몰 매출 구성비도 현재 1% 수준에서 최대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국내 쇼핑몰 시장 점유율도 과반 이상을 달성해 1위 리테일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모든 유통 업체가 동경할 수 있는 미래형 리테일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