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게 없다…건설업계, 원가율 상승에 3분기도 '암울'


대형 상장건설사 6곳 중 4곳 영업익 감소 전망
공사비↑ 원가율 90% 훌쩍…부도 4년래 최다

대형 상장 건설사 6(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곳 중 4곳은 전년 대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더팩트 DB

[더팩트|황준익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3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특히 건설사들의 원가율이 크게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중소 건설사들은 버티지 못하고 부도가 줄을 잇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형 상장 건설사 6(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곳 중 4곳은 전년 대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2일 실적을 발표한 현대건설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114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3.1% 감소하며 반 토막이 났다.

현대건설은 "원자재가의 지속 상승과 현장 안전·품질 투자비 반영 등의 영향으로 원가율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른 대형 건설사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대우건설은 3분기 영업이익이 9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9.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DL이앤씨도 690억원으로 14.7% 줄고 HDC현대산업개발은 39.0% 줄은 3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인건비를 비롯한 공사비 급상승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29.71로 잠정 집계됐다. 5월 130.20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다소 안정화된 상황이지만 전년 동월(127.39) 대비 1.8% 올랐다. 4년 전인 2020년 8월(99.35)과 비교하면 무려 30.5% 오른 수치다. 2~3년 전에 수주했던 공사현장의 준공 시기가 도래했지만 그 사이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건설사는 공사비를 올리지 못할 경우 손해를 떠안게 된다.

실제로 건설사들은 매출에서 원자재가, 인건비 등 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매출원가율이 크게 올랐다. 올해 상반기 주요 건설사들의 매출원가율은 현대건설 94.9%(전년 94.1%) 대우건설 90.8%(89.5%) DL이앤씨 91.2%(89.9%) 등으로 전년 대비 1%포인트(p) 가량 상승했다. 업계에선 80%대를 적정 원가율로 보고 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원가 현장의 준공 물량이 상승함에 따라 영업현금흐름은 개선되고 있지만 정산비용이 늘어나면서 원가율 개선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원가 개선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들의 경우 상황은 더욱 녹록치 않다. 동부건설과 신세계건설은 원가율이 100%를 넘었다. 공사비로 매출을 올려도 그 이상을 지출했다는 얘기다.

규모가 작은 중소 건설사들은 부도가 잇따르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부도난 건설업체는 총 24곳으로 2019년(42곳)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다만 공사비가 여전히 높지만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고 분양가 상향과 금리 인하 등 수익성 개선 여지가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사비는 안정되고 있고 비용 부담을 반영한 수주 물량이 매출화하고 있다"며 "안전진단 면제 등 정책적 지원이 가세하면서 온기를 찾아가고 있는 재건축 수주시장 또한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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