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적 수주한다더니…정비사업 '1조 클럽'만 8곳


10대 건설사 올해 수주액 19조 돌파
포스코이앤씨·현대건설 1위 싸움 치열
분양가 상승으로 공사비 급등 상쇄, 금리인하도 영향

올해 10대 건설사 중 8곳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와 수익성 저하로 사업성이 있는 주요 입지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선 결과다. /더팩트 DB

[더팩트|황준익 기자] 올해 10대 건설사 중 8곳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와 수익성 저하로 사업성이 있는 주요 입지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선 결과다. 여기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집값이 반등하면서 주택사업 분위기가 일부 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19조24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총 수주액 20조496억원의 94.9% 수준으로 연말까지 남은 입찰 일정을 고려하면 이를 넘어설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특히 10대 건설사 중 8곳이 수주액 1조원을 넘어섰다. 포스코이앤씨가 4조7191억원으로 2위인 현대건설(4조257억원)을 앞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2조2531억원을 수주해 3에 올랐고 대우건설(1조9443억원)과 롯데건설(1조6436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어 △DL이앤씨 1조1809억원 △GS건설 1조1737억원 △SK에코플랜트 1조1185억원 △HDC현대산업개발 5316억원 △현대엔지니어링 433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5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기록한 현대건설을 제치고 포스코이앤씨가 왕좌에 오를지 주목된다. 현재 포스코이앤씨가 앞서고 있지만 연내 현대건설 수주가 유력한 사업장이 남아 있는 점은 변수다.

신반포2차 재건축의 경우 오는 12월 시공사를 선정하는데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했다. 총 공사비만 1조3000억원에 달한다. 또 방화3구역 재건축(6000억원), 미아9-2구역 재건축(6000억원), 마장세림 재건축도 경쟁사가 없어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반면 포스코이앤씨가 공을 들이고 있는 삼호가든5차·방배15구역 재건축 등은 시공사 선정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3위 싸움도 치열하다. 삼설물산이 노리고 있는 신길2구역을 비롯해 한남4구역, 방배15구역과 신반포4차, 개포주공6·7단지 등은 내년에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있다. 5위인 DL이앤씨의 수주가 유력한 한남5구역 공사비가 1조7000억원에 달해 막판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지난해부터 도시정비사업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건설사들이 앞다퉈 수주고를 자랑했던 것과는 확연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공사비 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건설사들이 선별수주 기조를 강화한 탓이다. /더팩트 DB

지난해부터 도시정비사업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건설사들이 앞다퉈 수주고를 자랑했던 것과는 확연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공사비 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건설사들이 선별수주 기조를 강화한 탓이다. 입지가 좋아도 조합이 낮은 공사비를 제시하는 곳들은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해 수주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용산 산호아파트, 방배7구역 등 서울 재개발 알짜 사업장들도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수주액이 지난해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은 조합들의 공사비 인상 수용 분위가 확산하면서 건설사들의 입찰참여를 유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을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오르면서 재개발·재건축 이후 기대 분양가가 높아졌다"며 "공사비 갈등으로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는 것보다 높아진 공사비를 받아들이고 빨리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조합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건설사들의 건설투자 확대도 도시정비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대규모 자금조달이 이뤄지고 부채비율이 타 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인 만큼 금리인하는 건설기업 전반에 온기를 채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금리인하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건축착공이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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