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노재헌, 세금 포탈·돈세탁 의혹 추가…거세지는 비자금 규명 요구


"증여세 포탈, 돈세탁 의혹 등 불법자금 은닉 수사해라"

정치권을 중심으로 노태우 일가의 불법 은닉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에서 공개한 '비자금 메모' 여파가 노 관장의 동생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의 증여세 포탈, 돈세탁 의혹으로 번졌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를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관련 증거 자료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검찰의 재수사로 이어질지 정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정재계에 따르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장감사에서 심우정 검찰총장은 노태우 비자금 의혹에 대해 "수사팀에서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불법 은닉자금을 환수할 수 있냐"고 묻자 심우정 총장은 "범죄수익은닉죄가 성립하려면 기본 범죄가 입증이 되어야 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청래 위원장이 "증거자료를 다 확보했고 전달할 테니 수사를 제대로 해달라"고 당부했고, 심우정 총장은 "알겠다"고 말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직접 사건을 언급한 만큼 노태우 일가의 비자금 실체 규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노태우 비자금 의혹에 대해 수사팀에서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이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원장의 회계장부 조작 의혹도 제기됐다. 노재헌 원장이 운영하는 동아시아문화센터는 지난해 1월 이월금 공시를 수정했다. 당시 기재위 소속 김영환 의원은 노재헌 원장의 모친 김옥숙가 95억원을 기부한 2020년 결산서류의 출연자 목록에 김 여사와 아들 노재헌 원장 관계가 '해당 없음'으로 기록했고, 2023년 결산서류 고시에는 기부금 잔액이 '0원'이라고 제출했다가 지난 9월 20일 '97억원'으로 수정했다고 지적했다.

또 김영환 의원은 동아시아문화센터의 순수한 공익 사업 지출비용은 총 자산 대비 0.3%에 불과하고 대부분 자산이 고가의 부동산과 주식인 점을 근거로 제시하며 상속 증여세 포탈 의혹을 제기했다.

노태우 일가의 돈세탁 의혹은 지난 8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이날 정청래 위원장은 "김옥숙 여사는 2000~2001년 차명으로 농협중앙회에 210억원의 보험료를 납입했고 장외 주식을 거래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과 국세청이 노태우 일가의 불법자금 은닉 사실을 확인하고도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회 법사위는 '노태우 비자금'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노소영 관장과 노재헌 원장, 김옥숙 여사 등을 지난 8일 법무부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노재헌 원장은 국감 회피 지적을 받으면서도 지난 12일 노태우 행적을 조명하는 '노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를 위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노소영 관장과 노재헌 원장은 법사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태우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의 검찰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추진위원회(환수위)는 이달 초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범죄 수익 은닉 자금을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며 서울중앙지검에 노 관장과 김 여사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검찰에 따르면 관련 고발장은 현재 3건이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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