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4주기를 앞두고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의 성과를 돌아보는 행사가 열렸다.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은 이 선대회장의 기부(유산)를 통해 지난 2021년 시작됐다.
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사업단)은 21일 서울대어린이병원 CJ홀에서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의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사업 추진을 지속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 '어린이 사랑'과 '인간 존중' 철학을 바탕으로 의료공헌 활동을 적극 펼쳤다. 그중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은 소아암과 희귀질환 환자들의 치료·연구를 지원하는 10년 중장기 사업이다.
사업단은 "다양한 질병과 적은 환자 수로 인해 치료법 개발이 어렵고, 특히 수도권 외 지역 환자들은 의료 접근성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단은 전국적인 의료 인프라 확충과 지역 병원들과의 협력 강화를 지속해서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완치율 향상을 위한 치료·연구 인프라 구축(1500억원) △소아 희귀질환 진단 네트워크 및 첨단 기술 치료 플랫폼 구축(600억원) △전국 네트워크 기반의 코호트 연구(900억원) 등이다.
이 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총 9521명의 소아암·희귀질환 환자들이 진단을 받았고, 3892명이 치료를 받았다. 또 2만4608건의 코호트 데이터가 등록됐으며, 전국 202개의 의료기관과 1504명의 의료진이 협력해 아이들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이러한 성과를 기념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나누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소아암과 희귀질환을 이겨내는 환자들의 여정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고,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병마를 이겨내며 꿈을 키워가는 과정을 소개하는 '희망 이야기' 토크 세션이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치료와 지원을 넘어,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꿈꾸는 미래에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전국적인 의료 네트워크와 협력을 통한 의료 접근성 향상의 목표가 점차 실현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은화 사업단장은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희망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 외에도 이 선대회장을 추모하는 행사가 잇달아 열릴 예정이다. 24일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4주기 추모음악회가 개최되고, 기일인 25일에는 4주기 추도식이 경기 수원 선영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대회장은 1987년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별세 후 삼성 2대 회장에 올랐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을 통해 그룹 혁신을 주도, 삼성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2020년 10월 25일 향년 79세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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