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회사' 품는 SK에코플랜트, 상장 속도 낸다


11월 1일 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자회사 편입
기업가치 2조 늘고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 2026년 IPO 가능성 ↑

SK의 손자회사인 에센코어와 SK의 자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다음달 1일부로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된다. /더팩트 DB

[더팩트|황준익 기자] SK에코플랜트가 다음달 그룹내 알짜 회사로 꼽히는 2곳을 자회사로 품는다. 사업의 무게 중심을 건설에서 환경·에너지로 옮긴 SK에코플랜트는 재무건전성을 강화해 2026년을 목표로 한 기업공개(IPO)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의 손자회사인 에센코어와 SK의 자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다음달 1일부로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된다.

에센코어는 반도체 가공·유통업체이며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산업용 가스회사다. SK하이닉스로부터 D램 등을 공급받아 SD카드와 USB 등으로 가공해 유통하는 회사로 공급처와 영업망이 탄탄해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는 반도체 업황 불황 속에도 59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산업용 가스를 생산해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한다. 확실한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어 에센코어와 마찬가지로 실적이 안정적이다.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모두 그룹 내 '알짜 회사'로 손꼽힌다는 점에서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IPO 추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6년까지 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지난해 336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사명을 SK건설에서 현재로 변경하며 환경과 에너지 사업으로의 확장을 천명했다. 2020년 말 수처리 및 폐기물 처리 전문기업 리뉴어스(옛 환경시설관리)를 인수했고 2022년에는 삼강엠앤티(현 SK오션플랜트), 전자폐기물 재활용 전문기업 테스(현 SK테스)를 가져왔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 선도기업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지만 투자과정에서 부채가 늘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올새 상반기 기준 부채총계는 11조3162억원(부채비율 248%)으로 2020년 말 5조171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단기차입금도 2020년 말 424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80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환경·에너지 사업의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환경·에너지 사업 매출은 1조359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1.8%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단순 건설사보다 기업가치를 높게 받기 위해 환경·에너지 사업을 키웠지만 재무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한다.

SK에코플랜트의 성공적인 IPO를 위해선 친환경·에너지 등 신사업의 성과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가 자회사로 편입되면 이 부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부회장. /SK에코플랜트

결국 성공적인 IPO를 위해선 친환경·에너지 등 신사업의 성과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가 자회사로 편입되면 이 부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기준 에센코어 및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의 영업이익 합계는 1243억원으로 SK에코플랜트 영업이익(1745억원)의 71%에 달한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SK에코플랜트는 금융비용 등 고정비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나 안정적 현금흐름을 갖춘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 지분을 취득하게 되면서 자회사로부터의 배당수입 등을 통해 현금흐름이 보완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모두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영역과 맞닿아 있어 시너지 역시 기대된다. SK테스와 에센코어는 고객군이 겹쳐 에센코어가 판매한 제품을 SK테스가 수거하는 등의 방식으로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SK에코플랜트의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을 맡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울러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인 어센드 엘리먼츠의 주식 전량(약 1316억원)을 SKS프라이빗에쿼티(SKS PE)에 매각했다. 13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함에 따라 재무 건전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PO 시기와 관련해 "국내외 경제와 증시 상황을 고려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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