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개인 실손의료보험과 단체 실손의료보험의 중복가입자 10명 중 9명은 여전히 이중으로 보험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금의 이중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개인 실손보험 중지' 제도가 도입된 지 6년이 지났음에도 유명무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개인·단체 실손보험 중복가입자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137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중 개인 실손보험 중지 혜택을 받고 있는 가입자는 약 1만8000명으로 1.3%에 그쳤다. 전체의 98.7%에 해당하는 135만2000여명은 이중으로 보험금을 내고 있는 셈이다.
실손보험은 보험 특성상 개인·단체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돼 있더라도 한 보험사에서만 보장받을 수 있다. 중복가입자는 사실상 불필요한 돈을 더 지출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개인실손보험 가입자가 취직 등으로 단체 실손보험에 중복가입할 경우, 보험료의 이중부담을 해소할 수 있도록 개인 실손보험 중지 제도를 2018년도부터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중복가입자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개인 실손 중지 신청 비율도 0.5~1.8% 사이에 불과했다.
강명구 의원은 "제도 도입 후 6년이 지났지만, 대상자의 대부분이 이용하지 않고 있어 유명무실화 되고 있다"며 "금융감독당국은 보험 계약자가 불필요한 실손보험 중복가입으로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보험회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사 역시 가입자들이 관련 중지 제도에 대해 인지하고,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