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악재 속…상위 제약사 3분기 누가 웃을까


美 시장 진출 성공한 유한양행·GC녹십자…3분기 '맑음'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에 수익성 악화까지 연이은 악재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한 연구원이 연구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픽사베이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상위 제약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약품은 중국 자회사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상위 5대 제약사 중 △유한양행 △대웅제약 △GC녹십자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혈액제제 '알리글로'로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나란히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53% 증가한 5484억원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도 31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8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한양행의 이번 3분기 성과는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렉라자의 영향이 크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에 기술 수출한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와 병용 요법을 승인받으면서 수령받은 상업화 기술료(마일스톤) 6000만달러(약 810억원)가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알리글로의 미국 출시를 앞두고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GC녹십자도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알리글로의 실적이 3분기 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다.

GC녹십자의 3분기 매출은 4969억원, 영업이익은 433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09%, 32.01% 늘어난 수치다.

알리글로는 현재 미국 주요 보험사 3곳의 처방집에 등재되며 순조롭게 미국 시장에 진입했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로 올해에만 5000만달러(약 690억원)의 매출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했으며, 매년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 오는 2028년까지 3억달러(약 31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달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리글로는 혈전 유발물질을 99.9% 제거하면서 경쟁제품 대비 우수한 제품력을 보유했다"며 "경쟁제품 대비 판가와 마진율이 높기 때문에 올해 4분기 알리글로 매출은 3분기 대비 대폭 증가할 것이다"고 예측했다.

대웅제약은 국산 신약 3형제 '나보타(보툴리눔 톡신)·펙수클루(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엔블로(당뇨병 치료제)'의 성장세에 힘입어 3분기에도 흥행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3분기 매출 3551억원, 영업이익 36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4.17%, 23.8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종근당은 영업이익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종근당의 3분기 매출은 4118억원으로 2.03%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309억원으로 44.52% 감소할 전망이다.

종근당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는 HK이노엔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공동 판매 계약이 종료되면서 생긴 공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종근당은 지난 5월부터 대웅제약과 펙수클루 공동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에 4분기 실적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10개월간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한미약품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중국에 위치한 자회사 북경한미약품의 일시적 부진이 이유다.

키움증권 기업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해 3분기 매출 3713억원, 영업이익 46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 늘지만 영업이익은 18% 줄어든 규모다.

중국에 발생한 폭우와 홍수로 인해 북경한미약품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35억원, 16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0%, 38%씩 감소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이 연내 종식되고, 2025년 파이프라인 성과 등이 나타난다면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되는 경영권 갈등 속 R&D 성과마저 나타나지 않으면, 실적으로 평가 받는 중소제약사 밸류에이션에 수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정갈등 장기화도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악재다. 제약사들은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또는 해외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는 등 저마다 타개책을 마련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정갈등이 해결됐다면 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도 있다"며 "내수 시장 공략에 있어서도 의료 파업 영향이 적은 병원으로 영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R&D 투자와 해외 진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앞선 분기보다 3분기 실적 전망이 좋다"고 말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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