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익 기자]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정비사업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대형 건설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한강변을 축으로 본격적인 수주전에 돌입한다. 한강변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사업성은 물론 상징성까지 얻을 수 있는 '알짜 사업지'로 평가받으면서 시공사 선정을 둘러싼 각축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은 한남뉴타운과 압구정 재건축이다. 한남뉴타운은 5개 구역 중 1구역을 제외하고 2~5구역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2구역은 대우건설이, 3구역은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5구역은 수의계약을 통한 DL이앤씨의 시공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남4구역의 경우 입찰참여 확약서를 제출한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다. 51개 동, 총 2331가구의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으로 사업비만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의 경우 앞서 용산공원 인근에 '래미안 첼리투스', '래미안 용산더센트럴'을 시공한 바 있다. 최근에는 남영동업무지구2구역 시공권도 따냈다. 한남4구역을 통해 용산공원을 중심으로 래미안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내년 초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성수동 재개발과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이번 한남4구역을 수주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압구정에서는 3구역이 핵심지로 꼽힌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을 재건축하는 압구정 1~6구역 중에서는 3구역(현대1~7·10·13·14차)이 5800가구로 가장 규모가 크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만 17곳에 달하는 여의도에서도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공작(대우건설)과 한양(현대건설)을 제외하고 15곳이 아직 시공사 선정을 하지 않았다.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방식(패스트트랙) 첫 사업장으로 지난달 정비계획 결정 고시를 받았다. 아직 입찰공고가 나오기 전인데도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의 관심이 상당하다. 조합은 이르면 올해 말 시공자 선정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개발사업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4개 지구로 나뉜 성수전략정비구역은 모든 지구가 조합설립인가만 받은 상태다. 1·2·4지구는 70층 이상 초고층 설계를 내세우며 정비계획 확정고시를 기다리고 있다. 성수4지구 조합은 연말 확정고시 이후 내년 초 시공사 선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대형 건설사가 수주전에 다시 나서는 건 정비사업이 검증된 미래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강변 등 주요 지역에 아파트를 짓는 게 향후 추가 수주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특히 한강변을 중심으로 신고가 매매거래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공권 획득시 상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하반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략적인 수주를 추진할 예정이다"며 "용산, 성수, 압구정 지역 위주로 정비사업에 집중하는 건설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상징성이 높은 알짜 단지 입찰이 많다"며 "하이엔드 브랜드를 알릴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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