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주택 수주 5년래 최저…건설사 일감 확보 '빨간불'


8월 주택 수주액 3.3조, 2019년 이후 최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수주 기피, 신규주택 급감
해외·원전 등 비주택 부문 수주 확대

지난 8월 국내 건설사들의 국내 주거용 건축(주택) 수주액은 3조334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1% 감소했다. 2년 전인 2022년 8월(7조7709억원)과 비교하면 57.1%나 감소했다. 8월 기준으로 2019년 8월(3조3227억원) 이후 5년 만에 최저치이자 월별 기준으로도 가장 낮은 실적이다. /팽서현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올해 8월 건설사들의 국내 주택 수주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금리 기조에 건설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공사비 급등 등 '삼중고'를 겪으면서 수주를 기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건설사들의 국내 주거용 건축(주택) 수주액은 3조334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1% 감소했다. 주거용 건축 수주는 신규 주택과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의 수주를 의미한다.

2년 전인 2022년 8월(7조7709억원)과 비교하면 57.1%나 감소했다. 8월 기준으로 2019년 8월(3조3227억원) 이후 5년 만에 최저치이자 월별 기준으로도 가장 낮은 실적이다.

민간부문 주택 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10.8% 줄어든 3조1166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공공부문 주택 수주는 2174억원으로 68% 줄었다. 재개발 수주가 전무했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

세부 공종별로 보면 신규주택 수주는 2조278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6% 줄은 반면 재건축 수주는 3376억원으로 37.1% 늘었고 재개발 수주 역시 32.8% 증가한 9686억원을 기록했다.

나경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은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 상황 속에서 시공사들은 보수적으로 수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정비사업의 자금줄이라 할 수 있는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구역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 최대 입지로 꼽히는 신반포2차마저 유찰되는 등 최근 건설업계엔 재개발·재건축 수주 경쟁이 실종됐다. 건설사들이 공사비 상승으로 경쟁 입찰에 따른 출혈 경쟁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수주 가능성이 높거나 사업성이 확실한 사업지에만 집중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입지와 사업성이 뛰어난 단지를 선별적으로 검토해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민간부문 신규주택 수주가 1조8108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8% 감소했다. 업계에선 건설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만큼 신규주택 개발을 기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팩트 DB

신규주택 수주가 저조해 주택공급 감소 우려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8월 민간부문 신규주택 수주가 1조8108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8% 감소했다. 업계에선 건설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만큼 신규주택 개발을 기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사들은 '전통 먹거리'인 주택사업 수주를 줄이는 대신 해외수주·신사업·비주택에서 활로 찾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대형 원자력발전소, 소형원전모듈(SMR) 등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에 비해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았던 중견 건설사들도 사회간접자본(SOC) 등 비주택 부문 수주에 적극적이다.

다만 올해 해외수주의 경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211억1000만달러(약 28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35억달러) 대비 10.3% 감소한 것으로 정부가 올해 수주액 달성 목표로 제시한 400억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비사업 수주를 하지 않기로 한 건설사가 있을 정도로 건설 경기는 대내외 경기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비주택 부문의 수주 확대와 해외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침체된 주택시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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