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신드롬에 네이버·카카오 맞춤 서비스 분주…사기 기승은 주의


노벨 문학상 수상 후 검색량 급증 및 도서 쇼핑 상위권 유지
신드롬 지속 전망 포털 한강 작가 관련 검색 서비스 강화

한강 작가가 지난 2022년 10월 9일 남해군 ‘노도’에서 열린 ‘제13회 김만중 문학상 시상식 및 문학축전’에 참석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오승혁 기자] 한강 작가가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고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한강 작가 관련 검색어 입력 데이터양도 급증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쇼핑하기'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4 노벨문학상' 오픈톡을 운영하며 이용자들의 관심에 반응하고 있다. 다만 한강 작가를 사칭한 가짜뉴스가 빠르게 생성 및 확산되고 추가 피싱 범죄가 우려돼 각종 포털 서비스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카카오에 따르면 한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발표된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한강' 검색량은 지난달 대비 1만4000% 증가했다. 네이버의 검색어 트렌드를 살필 수 있는 '네이버 데이터랩' 쇼핑인사이트 도서 부문에서는 한 작가의 인기작 '채식주의자'가 지난 10일부터 가장 최근 집계된 14일까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포털에서 검색량 급증과 쇼핑 탭의 활성화는 곧 광고 수익을 비롯한 영업이익 증가로 연결된다"며 "신드롬은 한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멜론 차트 역주행 등의 성과를 낳는 만큼,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포털 사업자들은 이용자들이 한 작가 관련 정보 및 소식을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한 작가의 수상을 축하하는 의미로 지난 10일부터 14일 오전까지 한 작가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금색 풍선이 날아오르는 효과를 적용했다. 이외에도 특집 페이지를 운영하며 한 작가 관련 기사 및 대표작, 응원 공간 등을 한 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게 했다. 작품에 대한 감상과 관련 소식을 공유하는 네이버의 한 작가 수상 관련 오픈톡에는 이날 오후까지 약 225만 이용자가 방문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 작가의 오픈톡 개설을 통해, 이전에 해당 서비스를 몰랐던 이용자들의 유입이 다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 주제를 두고 익명으로 휘발되는 메시지를 모바일 채팅이 아닌 포털 서비스 안에서 편하게 주고 받는 오픈톡 서비스가 이번 계기로 더 널리 알려진 덕에 향후 광고 모델의 결합 등을 통한 수익 창출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포털에서 전 국민적 관심사인 한국인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드는 의의도 있다"고 "실제 책 판매량이 급증한 덕에 카카오톡 쇼핑하기에서 한 작가의 작품을 구매한 이들의 거래 중개료 수익과 멜론 차트 역주행을 통한 음원 수익 증가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출판사나 음원 제작사는 아니기에 수익의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작가가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초고를 마치고 탑승한 택시에서 들은 뒤 눈물을 흘렸다고 말한 악뮤의 2019년 노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각종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악 플랫폼 멜론에서는 이날 오후 기준 차트 9위에 올랐다.

네이버의 검색어 트렌드를 살피는 데이터랩 서비스에서 15일 오후 한강 작가의 작품이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발표된 뒤 10월 7일, 10월 14일 주간 쇼핑인사이트 도서 부문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오승혁 기자

한 작가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기 전날인 지난 9일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하면서 요리 서적 '더 푸드 랩'이 네이버 데이터랩 쇼핑인사이트 도서 부문 1위에 올랐던 바 있다. 그러나 수상 이후 5일간 도서 분야 인기 검색어 상위 10위 목록을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 작가의 소설이 채우고 있다. 수상 소식 발표 직후 서점에 이례적으로 '오픈런'이 펼쳐지고 해외 시장에서도 품절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 한 작가 신드롬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14일까지 한 작가의 작품 누적 판매량은 교보문고 31만 3000부, 예스24 33만 부, 알라딘 18만 5000부를 기록했다. 3개 서점의 총판매량은 82만 8000부다. 이들 3곳이 전국 도서 판매량의 90% 가량을 점하고 있다. 나머지 10% 전국 서점의 판매량을 더하면 이날 100만부를 넘겼을 가능성이 크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 10일~13일 한 작가 작품 판매량은 직전 나흘(6일~9일) 대비 794배 올랐다. 미국 도서 시장 50% 이상을 점유한 아마존에서도 채식주의자가 지난 주말 문학 1위, 종합 10위에 올랐다. 예상치 못한 호황에 인쇄업계가 24시간 라인을 가동하며 책 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한 작가가 노벨 문학상 상금 전액을 독도 평화를 위해 기부한다는 사실 무근의 가짜뉴스가 생성 및 공유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조회수를 통한 광고 수익을 노리는 이들이 한 작가를 주인공으로 한 가짜뉴스를 만들고 이를 오픈채팅방 등에 공유해 퍼뜨리고 있다. 여기서 나아가 한 작가를 소재로 한 문자 피싱 범죄가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한 작가를 응원 및 추천해달라는 문자의 링크 등을 클릭하면 소액결제가 발생하는 사기 범죄가 우려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는 누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관심을 유발하는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무시하는 것이 가장 좋은 피해 예방 방법이다. 검증이 안 된 가짜뉴스를 무분별하게 클릭하고 공유하는 일 역시 자제해야 가짜뉴스를 근절할 수 있다"고 전했다.

shoh@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