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없는 건기식 시장…유통 업계 깃발꽂기 사활


저출산·고령화로 건기식 각광
과거 홍삼·비타민 위주서 단백질·유산균 등 카테고리 확장 추세

올해 초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본격 진출한 롯데홈쇼핑이 지난 12일 간판 프로그램인 최유라쇼에서 프리미엄 단백질 건강기능식품인 덴마크 단백질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성장성은 크지만 아직 절대강자가 없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에 유통 대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나섰다.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이전까지 홍삼, 비타민에 한정됐던 제품군도 단백질, 유산균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본격 진출한 롯데홈쇼핑은 최근 중·장년층을 위한 프리미엄 단백질 건기식을 출시해 관련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홈쇼핑 주 고객층인 50대 이상 건기식 주문액이 지난해부터 급증하자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55세 이상 고객 건기식 주문액이 전년 대비 약 70% 증가했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간판 프로그램인 '최유라쇼' 건기식 방송 평균 주문액이 일반 방송 대비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6월 건기식 전문기업인 에이치피오와 합작법인 '디에디션 헬스'를 설립하고 최근 덴마크에서 생산한 건기식 완제품을 직수입해 '최유라쇼'를 통해 판매했다. 첫선을 보인 제품은 단백질 섭취가 줄어드는 중·장년층을 위한 프리미엄 단백질 제품이다. 지난 12일 방송에서 선보인 '덴마크 단백질이야기'는 준비한 3000세트가 당일 완판됐고 주문금액은 1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은 이번 제품을 시작으로 향후 단백질바, 음료 등으로 건기식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롯데그룹 계열사 등으로도 판매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건기식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 2020년 화장품·의약품·건기식 사업이 주력인 현대바이오랜드 인수를 시작으로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바이오랜드는 그동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더현대닷컴 등을 통해 판매하던 제품들을 온라인 통합몰에서 한눈에 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지난 4월 '현대웰니스몰'을 출시해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2020년 인수한 현대바이오랜드가 올해 4월 온라인몰 현대웰니스몰을 오픈하고 글로벌 건기식 브랜드 에그몬트의 마누카 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바이오랜드

현대백화점그룹은 건기식 사업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난 2022년 글로벌 1위 식품기업인 네슬레가 운영하는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이를 통해 네슬레 건기식 제품을 국내 독점 유통하고 건기식 소재 및 제조 기술 교류 등 주요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현대바이오랜드가 운영하는 온라인 통합몰인 현대웰니스몰에서는 네슬레의 '퓨리탄프라이드'가 생산하는 비타민·프로바이오틱스·미네랄 등을 독점 판매 중이다. 올해는 프리미엄 뉴질랜드 꿀 브랜드인 '에그몬트'의 마누카 꿀 제품 11종을 국내 최초로 정식 수입해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바이오랜드는 백화점 등 프리미엄 매장을 중심으로 자체 건기식 유통망을 구축하는 한편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등 23개 백화점 식품관에서 네슬레 헬스사이언스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프리미엄 매장 수는 3년 내 3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대바이오랜드 관계자는 "기존 주력 사업 분야인 화장품·건강·기능식 원료 제조사업과 더불어 건강식품 유통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성장시켜 오는 2030년까지 건강식품 관련 매출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가 매년 확대되고 있는데다 소비자들이 찾는 건기식 종류도 많아지고 있는 만큼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2000억원으로 5년 전인 지난 2019년 대비 약 27% 커졌다. 지난해 건기식 구매 경험률은 81.2%로 10명 중 8명은 연 1회 이상 건기식을 구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 금액을 기준으로 지난해 많이 판매된 상위 기능성 원료는 홍삼과 비타민(종합 및 단일 비타민)이 1, 2위를 차지했고 △프로바이오틱스 △EPA·DHA 함유 유지(오메가-3) △체지방감소제품 △단백질보충제 △당귀추출물 △콜라겐 △밀크씨슬추출물 등이 뒤를 이었다.

건기식협회 관계자는 "건기식 시장이 헬스디깅(건강관리에 몰입) 트렌드에 힘입어 지속 성장 중"이라며 "이전보다 다양화된 개인 수요에 따라 선택받는 기능성 원료 또한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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