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광진구=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33) 씨의 결혼식이 외부인 출입이 통제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결혼식장을 직접 찾아 민정 씨의 결혼을 축하했다.
민정 씨는 13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화촉을 밝혔다. 결혼 상대는 케빈 황(34) 씨로, 중국계 미국인인 그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하고 미 해병대 예비군 장교로 캘리포니아에서 복무 중이다.
두 사람은 '군'이라는 공통점을 계기로 가까워져 결혼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정 씨도 베이징대 졸업 후 2014년 재벌가 딸로는 이례적으로 해군 장교로 자원입대해 눈길을 끌었다.
일찌감치 호텔에 도착한 혼주 최태원 회장은 오전 11시쯤 딸, 사위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이후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함께 하객들을 맞았다. 최태원 회장은 혼인 관계 종료 후 남남이 된 상태에서 처음으로 노소영 관장과 함께 가족 행사에 참석하게 됐다.
하객들은 결혼 1시간 전인 낮 12시부터 하나둘 도착했다.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사촌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 일가 친인척들이 참석했고,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부회장과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이석희 SK온 대표 등 주요 경영진도 자리했다.
최신원 전 회장은 "(가족이 결혼하니까) 행복하다. 얼마나 행복한 오늘이냐"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재계 총수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낮 12시 48분쯤 도착했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호형호제하는 절친한 사이로, 가족 문제 등 개인사를 주제로도 사적인 통화를 자주 한다고 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참석해 민정 씨와 황 씨의 결혼을 축하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도 속속 도착했다.
최태원 회장과 1960년생 친구인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태원 회장은 물리학과 79학번, 이재현 회장은 법학과 80학번(재수)으로 고려대 동문 사이이기도 하다.
이날 결혼식에는 정·관계 인사들도 다수 모습을 드러냈다. 최태원 회장은 경제단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수행하며 정계와 관계 인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은 오후 3시까지 비공개로 치러진다. 초대된 500여명을 제외한 다른 사람의 결혼식장 출입은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한편 민정 씨는 2017년 11월 전역해 중국 투자회사에서 일하다 2019년 8월부터 SK하이닉스에서 근무했다. 2022년 2월 SK하이닉스를 휴직한 이후부터는 '스마트(SMART)'라는 샌프란시스코 기반 비영리단체(NGO)에서 지역 내 취약계층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 봉사에 나서는 등 주로 미국에서 지냈다. 올해 SK하이닉스 퇴사를 결정한 뒤 인공지능(AI) 기반 심리 건강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티그럴 헬스를 공동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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