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고려아연 막판 공매가 인상에 "회사 미래 불투명해질 것"


11일 고려아연 이사회,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 89만원으로 인상
"부채 늘어나는 대가로 회사가 얻는 이익 아무 것도 없어"

MBK파트너스는 11일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 이사회의 이날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 인상에 대한 최대주주로서 입장문을 공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측의 막판 공개매수가 상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1일 MBK파트너스는 "최대주주의 입장에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존경하는 고려아연 주주분들에게 절박한 심정과 단호한 의지를 갖고 저희의 입장을 말씀드린다"며 "고려아연 이사회는 주당 89만원으로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하고, 총매수규모도 기존의 약 2조7000억원에서 약 3조2000억원으로 증가하는 결정을 감행했다. 저희는 고려아연 이사회의 이러한 결정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의 이날 입장문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고려아연 이사회가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 가격을 이날 주당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올린 것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4일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83만원으로 상향하면서 더 이상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동시에 최소수량을 없앴기 때문에 단 1주만 청약이 들어와도 오는 14일까지 예고된 공개매수를 마무리하고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다만 고려아연이 이날 다시 한번 공개매수가격을 올리면서 향후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향방은 불투명하게 됐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이번에 증액된 공개매수 규모인 3조2000억원은 고려아연의 지난 5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97.1%이고, 지난 3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152.5%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며, 자기자본의 33%이다"며 "이렇듯 막대한 금액을 경영대리인 최윤범 회장의 지위 보전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은 최대주주인 저희로서는 납득할 수 없다.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고려아연은 2조7000억원의 부채를 떠안게 된다. 그 대가로 회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 인상이 무엇보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 사용돼야 하는 귀중한 재원이 소모되기 때문에 회사의 미래 또한 불투명해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주주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기존에 진행 중이던 고려아연과 소송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비록 현재 진행 중인 소송사건에 대해 본인들 입맛에 맞춰서 설명하고 있지만, 저희가 이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것은 소송사건에 대한 판단은 법원의 권한이고, 저희는 해당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반드시 승소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최선을 다해 법원에 저희의 주장과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며 "고려아연의 존경하는 주주분들의 현명한 결정을 소망하며 간청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오전 고려아연이 이사회를 통해 공개매수 가격을 89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힌 이후 최고 80만1000원까지 올랐다가 정오에 접어들면서 보합세에 그치고 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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