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올해 국정감사(국감)에서는 증권사 최고경영인(CEO)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CEO들은 이달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국감 출석자 명단에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정무위는 지난 7일 국무조정실과 총리비서실 등을 시작으로 오는 10일 금융위원회, 17일 금융감독원, 24~25일 종합감사 등으로 22대 국회 첫 정무위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매년 증권사 수장들이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의원들의 질의와 질타를 받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지난해에는 최희문 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홍원식 전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정일문 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이 국감에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증권사 CEO들이 올해 국감에서 자취를 감춘 것에 대해 올해는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사안들이 많지 않았고 이번 정무위 국감 쟁점 역시 금융기관 내부통제 시스템, 금융투사소득세(금투세) 폐지 여부, 기업 지배구조나 소액주주 권익 문제 등이 꼽히면서 나온 결과로 보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국감에 출석한 명단을 고르는 과정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증권사 CEO들이 배제됐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에도 라임펀드 특혜 판매 의혹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등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CEO들이 소환 등이 전망됐으나 여야 합의 불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국감에 소환된 증인 명단 중에 증권가 인물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단독으로 이름을 올려서다.
업계에서는 김익래 전 회장은 이번 정무위 국감에서 지난해 라덕연 일당의 주가조작으로 발생한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회장은 하한가 사태 직전 보유 중인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해 605억원가량의 시사차익을 챙겨 논란을 샀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대체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올해 임직원들의 횡령이나 배임 문제, 상장지수펀드(ETF) 몰아주기 논란,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중단 사태, 해외 부동산 펀드 불완전 판매 등 문제가 없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매년 증권사 사장들이 국감에 줄소환되면서 증권사들의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감에서 증권사 사장들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려고 했는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듯하다. 추가 증인 채택 가능성도 낮다고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