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운용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정부가 4년간 5조4739억원의 자금을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HUG는 지난 2021년 3900억원에 이어 지난해 3839억원 규모로 주택도시기금 출자를 받았다. 올해는 한국도로공사 주식 4조원 현물 출자와 7000억원 주택도시기금 출자를 받아 4년간 금액이 총 5조473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민홍철 의원은 지난 2021년·2023년 자본 출자 과정에서 국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했다. 2021년 출자 당시 국회는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국회 심의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관행을 지양하라는 시정 요구를 했지만, 지난해에도 국회의 심의 없이 자본을 긴급 출자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국가재정법 제29조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지만, 두 번이나 국회의 심의를 건너뛴 것은 문제라고 본 것이다.
또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대위변제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1억원에 그쳤던 대위변제액은 지난해 3조5544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회수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17년까지 100%였던 회수율은 지난해 15%로 하락했고 올해 8월 기준으로는 8%에 그쳤다.
HUG는 최근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전세보증 수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 종류나 보증금 수준에 따라 보증 수수료를 최대 2배 이상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자본 확충과 같은 중요한 결정은 반드시 국회의 심의와 검토를 거쳐야 한다. 정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자본 확충이 국민 세금에 의존하지 않도록 정책적 방향성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