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하루가 다르게 가격을 올리던 해외 명품 브랜드가 최근 가격 인하에 나섰는데요.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가격을 내린 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입니다.
지난달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국내 판매 가격을 20% 안팎으로 인하했습니다. 버버리 인기 제품인 나이트 백 미디엄 사이즈의 한국 가격은 기존 459만 원에서 385만 원으로 74만 원 내렸습니다.
프랑스 명품업체 케링그룹에서도 브랜드 제품 가격을 낮추는 추세입니다. 생로랑은 국내 가격을 3~15%가량 인하했습니다. 생로랑 대표 제품인 루루백 미디엄 사이즈는 439만 원에서 389만 원으로, 스몰 사이즈는 405만 원에서 355만 원으로 각각 50만 원씩 인하했습니다.
이들이 갑자기 가격을 낮추는 이유는 '고금리·고환율·고유가' 이른바 '3고' 현상으로 글로벌 경기 불황이 길어졌기 때문인데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고가 제품인 명품 브랜드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 해외 명품 브랜드 제품은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줄지 않았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에는 '보복 소비' 심리에 의해 명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국내 3사(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 명품 매출은 2021년 30%, 2022년 20%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길어지는 불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해외여행 등 대체 소비로 눈길을 돌리면서 명품 소비 호황기는 끝난 모습입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백화점 명품 브랜드 매출 자료에 따르면 구찌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매출이 하락했습니다.
이밖에 버버리는 17%, 보테가 베네타와 셀린느, 샤넬도 1~2% 매출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명품은 가격이 올라도 잘 팔린다'는 공식이 이제는 무색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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