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 살며 '1.8억 포르쉐' 몬다…고가차 보유 입주민 311명


김희정 의원 "절실한 취약계층에 주거 복지 혜택 돌아가야"

3일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임대아파트에 사는 입주민 중 311명이 입주 기준 가액을 웃도는 고가차량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무주택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아파트에 살면서 자격 기준을 웃도는 고가자동차를 보유한 이들이 3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LH 임대주택 입주민 중에서 311명이 입주 및 재계약 자격 기준 이상의 차량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311명 중에서 수입차를 보유한 이들은 135명이었다. 브랜드별로 BMW 50대, 메르세데스 벤츠 38대, 테슬라 9대, 아우디 9대, 포르쉐 5대 등이다.

대표적으로 충북 청주시 청원구의 한 국민임대아파트 입주민은 1억8000만원(인정가액)에 이르는 2023년식 포르쉐 카이엔 터보를 몰았다. 전북 익산시 오산면의 한 임대아파트 입주민은 1억원 이상의 2022년식 포르쉐 카이엔을 보유했다.

고가국산차로는 제네시스 모델이 78대로 가장 많았다. 가격이 6000만원에 달하는 국산전기차 EV6는 20대, 아이오닉5는 8대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LH는 임대아파트 자격 기준으로 소득과 함께 세대가 보유한 모든 차량의 합산가액이 3708만원(올해 기준) 이하가 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고가자동차를 보유한 이들이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었던 것은 제도상 허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LH는 임대아파트 입주민의 고급차 보유 논란이 일자 지난 1월 5일을 기준일로 그 이전 입주자는 차량가액 초과 시 1회에 한해 재계약을 허용하고, 이후 입주자는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이 제도에 따르면 현재 고가자동차를 보유한 입주민 중 271명은 최초 입주연도가 지난 1월 5일 이전이어서 고가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어도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재계약이 가능하다. 271명 중 76명은 최대 2028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계약 기간이 종료됐음에도 불법 거주하는 입주민도 40명에 달했다. 이들 중 4명은 1년 이상 장기 거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고가차량을 보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정부와 LH는 입주자 자격 조회 등을 더욱 강화하는 등 제도의 미비점을 적극 보완해 정말 지원이 절실한 취약계층 등에 주거 복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LH는 "제도 개선과 재계약 거절, 주차 등록 제한 등을 통해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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