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법 복잡해진 영풍정밀 주주들, 선택은 어디로?


제리코, 높은 가격 vs MBK, 많은 물량…"제리코에 우선 응모 후 MBK 대응 지켜봐야" 의견도

경영권을 두고 고려아연과 영풍·MBK 파트너스의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박용환 기자] 영풍정밀을 둘러싼 MBK파트너스와 제리코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가격이 높은 제리코파트너스냐 매입 물량이 많은 MBK냐를 두고 저울질을 하는 모습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제리코파트너스에 우선 응모 후 MBK 상황을 지켜보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하고 있다.

MBK는 주당 2만5000원에 영풍정밀 발행주식의 43.43%인 684만801주를 매수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반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설립한 제리코파트너스는 주당 3만원으로 20%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매수 목표는 25%인 393만7500주로 MBK의 절반 조금 많은 수준인 57.6%에 그쳤다.

이로 인해 영풍정밀 주주들은 높은 가격과 많은 물량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예를 들어 1000주를 보유한 투자자가 전량을 MBK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100% 확률로 2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제리코파트너스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57.6% 확률로 3만원에 팔 수 있지만 나머지는 공개매수 이전 주가로 떠안게 된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유리한 옵션은 보유 주식의 절반 이상을 가격이 높은 제리코파트너스 공개매수에 응하고 나머지 물량은 MBK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전략을 통해 투자자들은 안전하게 차익을 실현하면서도 추가적인 이익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제리코파트너스의 높은 매수가격을 활용하면서도 MBK의 전량 매수 약속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도 남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영풍정밀 주식의 특성이다. 고려아연과 달리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거래량도 많아 공개매수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공개매수가 장외거래인 만큼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이 돼 세금을 고려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MBK 측은 현재 추가적인 가격 인상 계획 없이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MBK가 상황을 관망하는 만큼, 투자자들도 제리코파트너스 공개매수에 우선 응모한 뒤 MBK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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