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고려아연 공개매수 찬성 이사진 고소…"업무상 배임"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 이어
"공개매수 진행하면 회사 막대한 손실 불가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영풍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목적의 공개매수에 찬성 결의한 고려아연 이사진을 형사 고소했다.

2일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상임이사들과 비상임이사 1명, 불참한 사외이사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외이사 6명을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영풍의 이번 고소는 이날 고려아연이 이사회를 통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 가격(주당 75만원)뽀다 높은 주당 83만원의 가격으로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안건을 표결해 통과시킨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판단에서 진행됐다.

또한 영풍은 고려아연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자사주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 잔액 역시 약 586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간 신사업 등을 위해 쌓아둔 적립금을 헐게 된다면 주주총회 결의에 반하는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풍 측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특정 이사의 경영권을 영속시키기 위해 막대한 회사의 자금을 동원해 자기주식 취득을 통한 경영권 방어행위를 승인하는 경우, 이는 회사 즉 고려아연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 충실의무 위반행위"라며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에 관한 이사회 결정은 고려아연 주가를 현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게 설정할 목적에서 별다른 필요가 없음에도 굳이 공개매수 진행 기간 에 앞당겨 진행하는 것이기에 이를 찬성 결의한 이사회 멤버들은 자본시장법 제176조에서 금지하는 시세조종행위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새롬 기자

끝으로 영풍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를 진행할 경우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해 주주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풍 측은 "자사주의 경우 취득 후 6개월 지나야 처분이 가능하므로 공개매수 종료 후 주가가 이전 시세(주당 55만원 대)로 회귀하는 경향을 감안한다면, 고려아연이 주당 83만원으로 자사주 매입 시 취득한 주식 가치는 5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개매수 프리미엄으로 인해 실질가치보다 높게 형성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 및 충실 의무 위반은 물론,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측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탈과 함께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고려아연 자사주를 주당 83만원에 공개매수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 회장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이그니오홀딩스, 원아시아파트너스 등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는 "신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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