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미국이 4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빅컷)를 단행했음에도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역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 정책에 따른 은행 주담대 상승에 보험사들도 뒤따라 주담대를 올렸다는 진단도 있다. 보험사 일각에선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의 금리 인하의 방향을 따라가겠으나 단기적으로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4일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주택가격 3억원, 대출금액 1억원, 대출기간 30년, 고정금리, 아파트담보대출로 설정할 경우 지난 2일 기준 삼성생명이 3.79%~5.14%, 삼성화재가 3.90~5.74% 등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보험사의 금리 하단은 지난 8월 28일 기준 삼성생명이 3.59~4.94%, 삼성화재도 3.68~6.13% 등으로 업계 내 가장 낮았다. 그러나 두 회사의 주담대 금리가 오르면서 각각 하단이 0.20%포인트, 0.22%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미국이 4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를 단행한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보험사들이 주담대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 만기 금리도 지난 8월 30일 연 2.955%에서 연 2.860%로 하락했지만 주담대 금리는 이와도 역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시그널을 보내자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앞서 은행권이 당국의 대출 관리 주문에 가산금리를 높이면서 보험사 주담대 금리 하단이 은행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실수요자 외의 과도한 대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인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달 초 유주택자에 대한 수도권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고 교보생명도 지난달 중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를 막았다.
한화생명은 주담대 '홈드림 모기지론'의 10월 물량이 마감돼 11월 실행 물량을 신청받고 있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달 5일 주담대 신청 접수를 조기 마감했다.
통상 보험사의 주담대 금리는 시장금리의 흐름을 따라간다. 이에 보험사 일각에선 단기적으로는 변동이 없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의 금리 인하 방향을 따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의 주담대 금리가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리를 추가로 올리기엔 어려울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대출금리가 높을 경우 보험사 역시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A 보험사 관계자는 "주담대가 1금융권 풍선효과의 여파 등으로 더 늘어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금리 상승일 것이고 향후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의 금리 인하의 방향을 따라가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 없을 듯 하다"고 말했다.
B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가계부채 관리 차원, 여러 여건상 금리가 결정되고 있는 것 같다"며 "통상 2~3개월 시차 후 금리가 반영된다. 이에 시장 금리 하락세와 역행한다고 보긴 어렵다. 정부 기조로 은행도 금리를 올리고 있어 금리 추이는 시간을 두고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C 보험사 관계자도 "지급 회사마다 잔액 규모가 다르고 고객의 수요가 집중되거나 안 되는 경우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금리 반영이 보통 2~3개월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그 추세에 따라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 강화에 보험사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이어지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잠재워질 것이란 설명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대출 조이기를 한다고 해서 2금융권으로 대출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