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익 기자]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자본잠식 리스크를 해소하며 경영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구안의 핵심으로 꼽히는 알짜 계열사 에코비트에 이어 서울 여의도 사옥까지 잇달아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향후 수주 확대를 통해 워크아웃으로 중지된 주식거래를 되살린다는 방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개시 약 9개월 만에 주식거래 재개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617억원을 기록하며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보다 많은 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에서도 '의견 거절'을 받아 지난 3월 14일 상장 폐지됐다. 회계법인의 의견 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이후 태영건설은 이의신청을 통해 1년간 개선 기간을 받았고 기업개선계획에 따라 무상 감자와 출자 전환,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자산총계 2조7556억원, 부채총계 2조3508억원, 자본총계 4048억원을 기록해 자본잠식이 전부 해소됐다. 자산총계는 감사 전보다 6285억원이 줄고 부채총계는 6677억원이 감소한 수준이다. 자본총계는 392억원이 늘었다. 아울러 지난달 27일 '의견 거절'이었던 감사의견도 재감사를 통해 '적정'으로 정정됐다.
다음 수순은 주식거래 재개다.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를 열어 연내 주식거래 적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식거래가 재개되면 태영건설의 영업과 수주 활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은 올해 워크아웃을 밟는 동안에도 지난 3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1862억원 규모의 '서산영덕고속도로 대산~당진 간 3공구' 건설공사, 5월에는 사업비 2822억원 규모의 '춘천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현대화 민간투자사업' 등을 수주한 바 있다.
8월에는 광명시 자원회수시설 증설공사 실시설계적격자, 서부산의료원 신축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지난달 26일에는 최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이던 서울 마곡지구 원그로브(CP4)를 준공했다.
태영건설은 부동산 PF 사업장을 정리하는 등 자본금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모회사인 티와이홀딩스는 알짜계열사인 에코비트를 매각하고 태영건설은 여의도 사옥을 처분했다. 앞으로 루나엑스 골프장과 광명 테이크호텔도 매각할 계획이다. 태영건설은 핵심 계열사인 SBS를 제외하고 팔만한 물건들을 대거 정리하며 1조6000억원 규모 자구안을 속속 이행하고 있다.
분양·입주 현장 등은 순항하고 있다. 지난 2월 양산사송 데시앙과 과천 리오포레 데시앙을 시작으로 용인 드마크 데시앙, 전주 에코시티 데시앙 및 신진주, 신경주 역세권 데시앙 등을 순차적으로 준공 및 입주시켰다. 지난 7월에는 경기 의왕시 오전동 오전나구역에 공급하는 의왕 센트라인 데시앙이 계약률 100%로 완판됐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재감사를 통해 자본잠식이 해소됐기 때문에 올해 안에 주식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경영정상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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