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라진 기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한도가 약 586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금액 한도가 기존에 알려진 바 대로 5조8497억원이 아니라, 실제는 586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은 올해 초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2693억원만을 향후 중간배당 등 재원으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해외투자적립금 및 자원사업투자적립금 등 사용 목적을 제한해 적립해 둔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 중 2055억원이 올해 8월 이미 중간 배당으로 지출됐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경우 재무제표의 승인기관은 주주총회이며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는 상법상 재무제표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은 지난 3월에 있었던 정기주주총회결의에 따라 2693억1137만1071원을 차기이월 이익잉여금으로 정했다. 주주총회 결의에 의해 차기이월 이익잉여금을 주주총회의 결의 없이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중간배당 등으로 처분이 가능한 금액의 한도로 정한 것이다"라며 "고려아연은 지난 8월 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중간배당으로 2055억3379만원을 배당했고, 정기주주총회에서 승인된 이익잉여금 적립률 2.5%를 적용해 51억5889만8129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적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간배당액과 그에 관한 이익잉여금 적립액을 환산하면 2106억9268만8129원으로 정기주주총회에서 승인된 이월이익잉여금과의 차액은 586억1868만2942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또한 2012년 이후 2번째로 진행된 2차 신탁계약에 따른 체결금액 990억4638만원 상당의 자기주식 소각을 지난 5월 8일자로 완료했고, 이후 3차 및 4차의 신탁계약을 체결해 3차 신탁에 따른 신탁금액 1500억원도 이미 모두 소진된 상태다. 따라서 고려아연의 2023년도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에 따른 이월이익잉여금의 규모상 고려아연은 추가적인 자기주식 취득을 진행할 한도가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고려아연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계산 시 공제항목에 더해서 정관의 규정을 통해 이익잉여금 처분 시 임의적립금을 적립하도록 별도의 항목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이에 근거해 수십 년간 관행적으로 영업이익의 일부를 해외투자적립금 및 자원사업투자적립금으로 적립해 왔고, 그 누적액은 2024년 6월 30일 기준 해외투자적립금은 3조4140억원, 자원사업투자적립금은 3조22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려아연이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할 경우 수십 년간 목적을 특정해 적립해 온 임의적립금의 목적을 전환해야 하지만, 그러한 권한은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에 있다. 임의준비금의 목적 전환을 위한 주주총회 결의가 선행되지 않는 한, 이사회의 결의만으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결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권한 범위를 넘는 위법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 결국 영풍 등 주주들에 대한 배당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투자와 자원사업투자 목적 등을 내세워 대규모 임의적립금을 쌓고 주주총회 승인까지 받아버린 탓에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을 지킬 실탄이 모자라게 돼 스스로 발목이 잡히게 된 셈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법원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기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취득이 가능해졌다. 고려아연 측은 조만간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자사주 매입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 관련 정상 주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배임이므로 금지돼야 한다"며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는 배임, 시세조종, 자본시장법상 별도매수 금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며 대항공개매수 취지에도 반할 뿐 아니라 주주총회결의에 따른 이익잉여금 한도상 자기주식 취득이 불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