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 잡음에···ETF 출시 박차 가하던 운용업계 반응은?


종목 선정 기준 일관성 없다는 업계 지적 나와
밸류업 ETF, 오는 11월 4일 상장 예정

3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 등 10곳 내외의 자산운용사들은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한 ETF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더팩트 DB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잡음에도 자산운용사들은 해당 지수를 기초로 한 ETF 출시를 예정대로 진행하며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운용사들은 논란은 논란일 뿐이란 의견을 내비치며 거래소의 지침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 아울러 연내 밸류업 지수의 종목이 변경돼도 ETF 상품 출시 및 운용에 있어 문제는 없다는 반응이다.

3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 등 10곳 내외의 자산운용사들은 거래소가 발표한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한 ETF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월 거래소가 진행한 사전 수요조사에 따르면 10곳 내외의 자산운용사가 관련 ETF를 준비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한 곳당 1개 ETF만 출시할 수 있다.

준비에 돌입한 자산운용사 가운데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신한·키움·한화 등 주요 자산운용사 대부분이 패시브 방식으로 밸류업 ETF를 준비 중이다. 삼성액티브·타임폴리오·한국투자(라이프자산운용 협업) 등은 액티브 ETF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자산운용사들과 오는 11월 4일 밸류업 ETF를 출시하는 것으로 협의를 마쳤다. 거래소는 '패스트 트랙(심사 절차 간소화)'를 통해 밸류업 ETF를 상장하겠다는 입장이다.

밸류업 ETF 출시를 준비 중인 자산운용사들은 밸류업 지수 관련 논란에도 우려가 되는 지점이 특별히 없고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 논란에도 밸류업 ETF를 출시하는 과정에 문제가 될 부분은 특별히 없다. 상장일에 맞춰 준비 중이다"라며 "연내 밸류업 지수의 종목이 변경돼도 패시브 ETF의 경우 변경되는 지수대로 종목을 편입하면 되기에 특별히 더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운용사들이 패시브 ETF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패시브 ETF 상품 간 차별점은 크게 없을 것이고 수익률도 비슷할 것이다"라며 "액티브 ETF의 경우 연내 종목이 변경되면 통상 액티브 ETF 상품은 각사별로 고유의 운용 실력을 더 펼쳐야 하는 만큼 리서치와 운용 전략에 더욱 신경 써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산운용사들이 밸류업 ETF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ETF의 기초 지수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해 논란이 거셌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2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선정 기준과 선정 종목을 발표했다. 5단계 스크리닝을 거쳐 시장대표성(시가총액 400위 이내), 수익성(2년 연속 적자 또는 합산 적자 배제), 주주환원(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 시장평가(전체 또는 산업군 50% 이내 PBR), 자본효율성(산업군별 ROE 순위) 등 최종적으로 5가지 평가지표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기업가치 우수 기업과 조기 공시 기업 등 100개 종목을 선정했다. 해당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이달 30일 첫 도입된다.

그러나 해당 지수가 발표되자 시장에서는 해당 지수의 종목 선정 기준에 대한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며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그간 대표적 저평가주로 꼽힌데다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발표했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지수에 편입되지 않았고, 2년 합산 적자 기업으로 수익성 요건에 미달한 SK하이닉스는 특례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에 거래소는 지수 발표 이틀 만인 지난 26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KB금융은 ROE(자기자본이익률), 하나금융지주는 PBR(주가순자산비율조건) 요건이 미달돼 편입에서 제외됐다고 해명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지수 영향도가 커 특례 제도를 통해 편입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거래소는 연내 종목 변경 가능성을 언급했다. 양태영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은 "각계 전문가 의견과 향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추이 등을 감안해 올해 안에 구성 종목을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주주환원에 인색했던 엔씨소프트나 DB하이텍,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당시 주주 가치를 침해하는 안을 이사회가 찬성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두산밥캣도 포함된 점도 논란이 됐다. 또한 업계에서는 시장 예상을 뒤엎고 삼성증권·NH투자증권, KT, SK텔레콤, CJ, SK 등 종목들도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점에도 주목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번주 중으로 밸류업 지수 산출 방법론을 공개할 예정이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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