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심 강조했던 롯데 장남 신동주, 2년째 부친 선영 찾지 않았다?


신동빈, 1년에 두 차례 신격호 묘소 방문
신영자, 부친 일대기 담은 뮤지컬 제작 및 흉상 건립

신동주(왼쪽)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017년 7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탄 휠체어를 끌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롯데그룹 오너일가가 창업주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을 추모하고 기록하는 데 힘을 쏟는 모습이다. 반면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올해 추석에도 부친의 묘소를 방문하지 않는 등 남매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동주 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 생전 당시 효심을 강조했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은 올해 추석 연휴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한 신격호 명예회장의 선영을 찾지 않았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일정상의 어려움으로 선영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동주 회장은 2년 가까이 선영 추모를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신동주 회장 측은 최근 근황을 묻는 질문에 대해 대답을 주지 않았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초와 이번 추석 연휴에 신격호 명예회장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고인의 뜻을 기리는 시간을 보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이 비상경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시간을 쪼개 1년에 2~3회 정도 울산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딸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과 그의 가족들도 선영을 자주 찾고 있다. 신영자 의장과 그의 딸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롯데 전직 임원진 30여 명은 지난 2월 신격호 명예회장 선영을 참배했다. 특히 부녀는 창업주의 정신을 알리고 기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영자 의장은 지난 4월 서울 마포 신격호 롯데장학관에 흉상을 건립했다. 롯데재단은 지난 5월 창업주의 일대기를 담은 뮤지컬 '더 리더'를 제작하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6일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한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선영을 찾아 추모하고 있다. /롯데지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묘소는 가족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찾고 있다. 주민들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묘소에 롯데과자를 두고 가는 등 고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생전에 매년 고향마을 주민들을 위해 잔치를 열어주었다.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신영자 의장과 대조적으로 선영 방문이 뚝 끊기면서 효심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2015년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문제로 다투기 시작하면서 신격호 명예회장의 거처였던 롯데호텔 34층을 점거한 후 부친을 앞세워 각종 위임장과 계약서, 임명장 등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성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부친에 대한 효심을 앞세워 언론전을 펼쳤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주식을 취하기 위해 부친을 기망하는 일도 벌였다. 신동주 회장은 2017년 1월 부친이 납부해야 할 증여세 약 2000억원을 대신 납부하면서 금전대차계약을 맺었다. 담보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보유한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주식 전량이었다. 한 달여가 지난 뒤 신동주 회장은 담보에 대한 강제집행 서류를 발급받게 됐고 다른 자녀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신동주 회장의 행동은 저지됐지만 정신건강이 미약한 부친을 속였다는 비난을 받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효심의 진정성 여부를 떠나 신동주 회장이 일정상 어려움을 이유로 2년 가까이 부친을 찾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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