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게임 체인저' 될까…현대차, '무선 충전' 기술 개발 박차


GV70 상품성 개선 모델에 무선 충전 기능 추가…'전기도로' 충전 특허 출원

현대자동차가 별도의 조작 없이 주차만 하면 충전이 되는 전기차 무선 충전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강화하고 있다. /제네시스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자동차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V70 전동화 모델에 무선 충전 사양을 추가하고, 달리면서 충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등 전기차 무선 충전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선 충전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 시스템(KENCIS)에는 제네시스의 GV70 Electrified 모델의 인증 정보가 공개됐다. 해당 인증 정보에는 GV70의 무선 충전 사양이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 2021년 GV60 전동화 모델 출시 당시 무선 충전 기능을 추가하고, 2022년에는 제네시스 강남, 수지,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등 3곳에 무선 충전소를 시범적으로 설치하기도 했다. 무선 충전 사업은 지난 2021년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2년간 전기차 무선 충전 서비스에 대한 실증 특례를 부여해 이루어졌다.

지난해에는 특허청에 '전기차 무선 전력 전송을 위한 무선 통신 방법 및 장치'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해당 기술은 사용자 인증 정보를 저장하는 무선 충전 제어장치를 전기차에 탑재하도록 해준다. 이를 통해 무선 충전 시 별도 정보를 입력하거나 무선 통신에 접속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도로를 달리면서도 차량 배터리를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최근 도로를 달리면서 차량 배터리를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특허 출원했다. 이번에 출원한 기술은 전기차가 도로 표면 아래 설치된 전자기 코일에서 전기 에너지를 얻어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다.

전기차 도로 무선 충전은 울퉁불퉁한 지형 때문에 전자기 코일과 차량의 충전패드 간격이 계속 달라져 충전효율이 많이 떨어진다. 현대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 하부의 충전패드 높낮이를 자동으로 적절히 조정하도록 설계했다. 차량에 설치된 고화질 카메라로 도로 상태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차량의 서스펜션 설정을 미세 조정해 도로와 차량 하부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무선 충전이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별도의 충전기 조작 없이 주차만 하면 바로 충전이 되기에 편의성이 높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교통 약자들을 배려할 수도 있다. 향후 자율주행 기술과 접목하면 차량 스스로가 배터리 잔량 등을 확인하고 충전소를 찾아가는 것도 가능해진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전 세계 전기차 무선 충전 시장 규모는 1650만달러(약 219억원)였으며, 2021~2028년 연평균 성장률(CAGR) 42.4%로 성장해 오는 2028년 2억2100만달러(약 2936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 무선 충전 인프라 구축이 선결 과제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토테크드라이브 등 자동차 전문매체에 따르면 전기차용 무선 충전기 설치 예상 비용은 3000~4000달러로 한화로 약 300만~500만원의 비용이 든다. 달리며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전기도로'는 1.6km당 176억원의 비용이 든다. 1km당 대략 100억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아직 유선 충전소의 보급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선 충전 인프라의 확대는 시기상조일 것"이라며 "다만 기술 개발과 상용화, 시범 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무선 충전 시장을 선점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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