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상법 전문가 62.6%, '이사 충실의무 확대' 상법 개정 반대"


응답자 40.3% "소수주주 보호 조항 이미 존재"

한국경제인협회는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법학전문대학원과 대학교 법학과 소속 상법 전공 교수 131명을 대상으로 이사 충실의무 확대 상법 개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전국 대학교 상법 전공 교수 62.6%가 '이사 충실의무 확대'를 위한 상법 개정을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법학전문대학원과 대학교 법학과 소속 상법 전공 교수 131명을 대상으로 '이사 충실의무 확대' 상법 개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2.6%가 반대, 37.4%가 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전국 대학 상법, 회사법 전공 교수 131명(응답률 75.6%, 99명 응답)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 FAX, 이메일 설문조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86%p다.

한경협은 상법 개정 반대 이유로 △회사법에 이미 소수 주주 보호 조항 이미 있음(40.3%) △회사법 근간 훼손(27.4%) △이사 충실의무 주주 확대 시 필요 조항(부작용 방지 조항) 미비(24.2%) △회사법에 대주주 사익추구 방지 조항 이미 존재(8.1%) 등 순으로 응답했다고 말했다.

이사 충실의무 확대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65.7%이었다고 설명했다. 매우 부정적 25.3%, 부정적 40.4%다. 긍정적 의견은 34.3%였다. 매우 긍정적 2.0%, 긍정적 32.3%다.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예상하는 이유는 △이사에 대한 소송 증가로 투자 등 정상적인 경영활동 위축(49.2%) △행동주의펀드 등 투기자본 경영 간섭 증가(33.9%) △채권자, 근로자 등 주주 외 이해관계자 이익 침해(9.2%) △기업 자금조달 위축(7.7%) 순이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 해소를 위한 최우선 정책 과제로는 '자본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 자율조정을 유도해야 한다'는 응답이 37.4%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로 투자자 신뢰 확보'가 29.3%를 기록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 기업 제도환경 조성으로 경영실적 개선 유도'는 17.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보다 월등히 높은 상속세율 인하'가 11.1%,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통합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입 유도'가 5.0%로 집계됐다.

한경협은 다수 전문가가 기존 회사법을 통해 소수주주를 보호할 수 있기에 회사법 근간을 훼손하면서 이사 충실의무 확대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시장 자율과 기업 자발적 참여, 기업 가치 제고가 바람직하다고도 설명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대다수 전문가가 반대하는 이사 충실의무 확대를 추진하면 소송 증가와 투기자본 경영간섭이 우려된다"라며 "해외사례는 사실상 없고, 기업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인수합병 등을 저해할 수 있는 상법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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