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실적 좋을겁니다" 대한항공, 성수기에 '유가·환율'도 우호적


국제 유가 안정화·환율 하락세…성수기 진입에 여객 매출 상승 전망

대한항공이 올해 하반기 성수기와 더불어 유가·환율 하락에 대한 수혜가 기대된다. 대한항공 B787-10이 이륙하는 모습. /대한항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대한항공이 올해 하반기 유가와 환율 하락에 대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9월 추석 연휴와 10월 징검다리 연휴 등으로 인한 성수기 효과도 더해지면서 여객 매출 상승으로 인한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매출 4조237억원, 영업이익 41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여객, 화물 사업량 증가에 따른 인건비·부대비용 확대와 더불어 유류비 상승, 고환율 장세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대한항공은 유류비로 지난 2022년 30억8443만7694달러(약 4조1235억원)를 지출했지만, 2023년에는 34억886만7183달러(4조5573억원)로 약 10%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17억3817만7511달러(2조3241억원)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외환센터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 평균은 1352.30원으로 지난해(1307.90원)보다 높았다. 항공기 임대료, 유류비 지불을 달러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 상승으로 인한 대한항공의 환차손이 확대될 수 있다. 대한항공 기준 원달러 환율 10원 상승시 280억원의 외화 평가 손실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국제 유가 안정화와 더불어 환율 하락으로 대한항공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7월 배럴당 83.88달러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유(WTI)는 23일 기준 71달러로 내렸으며, 같은 기간 브렌트유는 87.43달러에서 73.69달러로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지난 7월 1390원대에 육박했지만, 23일 1336.40원으로 내려갔다.

환율의 경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달러에 대한 금리가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원화의 가치가 높아지게 돼 환율이 하락하게 된다. 연준이 미국 경기의 연착륙을 위해 금리 인하를 지속한다면 환율의 하락도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3분기 추석연휴, 10월 징검다리 연휴 등 성수기 효과로 여객 부문에서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연휴 기간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약 123만명이며, 이중 대한항공의 인천공항 여객 점유율은 20% 수준이다. 5일간 약 26만명이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한 셈이다.

다음 달인 10월 초에는 1일 국군의 날 임시 공휴일, 3일 개천절, 9일 한글날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로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항공은 대규모 증편을 단행해 여객 수요를 잡으려 노력 중이다. 다음 달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 전세기를 주 3회 띄우고, 대만의 타이중에는 주 4회 전세기를 추가 운항한다.

또 대한항공은 중국과 대만, 일본 등 단거리 노선에 대한 재운항도 늘리고 있다. 제주~나리타, 인천~허페이, 인천~타이중, 부산~베이징 노선을 재운항하기 시작했으며 10월 중으로 인천~쿤밍, 인천~무단장, 인천~나가사키, 부산~칭다오 등도 다시 운항할 예정이다.

10월 미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끝난 이후 사실상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이 가시화되면 노선 효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DOJ)를 상대로 합병 절차를 밟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다른 경쟁당국과 다르게 승인 절차가 따로 진행되지 않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한 최종 승인 결론을 내린 뒤 수개월 안에 미국 법무부(DOJ)가 기업결합 제한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심사가 종료된다. EU 승인이 2월에 난 것을 감안하면 올해 10월 미국 심사 종료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명지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기업 결합으로 국제선 여객 공급이 35~50% 성장, 화물 공급도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매출 30% 이상 상승효과와 더불어 노선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 항공사 합병 사례를 살펴봤을 때 통합 이후에는 안전 문제, 항공기 운영 방식을 비롯한 모든 것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맞춰야 한다"면서 "초기 통합 비용이 많이 들어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풍부한 기단을 통한 점유율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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