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고려아연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우려 사항들은 타당(legitimate)하다."
MBK파트너스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글로벌 독립 투자 리서치 플랫폼인 스마트카르마(SmartKarma)가 MBK파트너스의 견해에 손을 들어줬다.
스마트카르마는 지난 20일 ‘고려아연 경영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4가지 주요 우려 사항들(Details of MBK’s Four Major Concerns on Management of Korea Zinc)’이라는 리서치 노트에서 △고려아연의 형편없는 투자들(poor investments) △악화되는 수익성 △3자 배정 유상증자, 자사주 교환으로 늘어난 유통주식수 등 MBK파트너스의 3가지 우려 사항들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스마트카르마는 "지난 몇 년간 고려아연의 형편없는 투자는 회사를 가장 압박하는 우려사항 중 하나"라고 제시한 뒤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건들이 재무적으로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우려는 특별히 중요하다"라고 적시했다.
특히 고려아연의 이익 마진율의 하락세를 가장 심각한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스마트카르마는 고려아연과 글로벌 경쟁사 관계인 힌두스탄 아연(Hindustan Zinc) 및 운남 치홍 아연 및 게르마늄 유한회사(Yunnan Chihong Zinc & Germanium Co)의 지난 5년 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을 비교하며 "경쟁사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 반면 최근 몇 년간 고려아연은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려아연은 본래 영업 마진, 영업 현금흐름, 잉여 현금흐름을 꾸준히 발생시키는 기업"이라고 전제한 뒤 "지난 5년간 유통 주식 수를 오히려 줄였어야지 늘리면 안 됐다"고 꼬집었다. 영업이익,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은 주주환원을 위해 주식수를 줄여야 하지만 고려아연은 반대로 유상증자와 자사주 교환으로 주식수를 늘림으로써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MBK파트너스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미다.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서는 고려아연 부채가 2019년에 비해 2024년 상반기 35배인 1조3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순현금도 2019년 말 2조6000억원에서 2024년 상반기 8000억원으로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대차 대조표는 안정적인(sound) 상태이나, 같은 기간 동안 자기자본이 43% 증가하는 반면 총부채가 255%나 늘어났다고 적시했다.
스마트카르마느 대항공개매수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스마트카르마는 "다른 대형 PE사들이나 재벌 기업들이 최윤범 회장을 도울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2조원은 작은 규모가 아니기에 자금 모집 여부가 문제"라며 "더구나 빨리 모집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 언론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한국투자증권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충분한 자금을 모으지 못할 경우 MBK파트너스와 영풍그룹 장씨 일가에 대적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반대로 한국투자증권과 다른 PE들이 충분한 자금을 모았다 해도 MBK파트너스가 지적한 사항들이 해결되기 어려워 기관투자자 및 기타 법인, 개인 등 기타주주들이 더 큰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스마트카르마는 2014년 9월 설립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시장·업계 분석 플랫폼이다. 5800여개의 기업을 다루며 4만4000개 이상의 독립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주로 미국, 중국, 홍콩, 일본, 인도, 한국을 대상으로 종목 세부 분석, 산업별 분석, 거시경제, 퀀트와 같은 투자 전략 분석자료를 다룬다. 미국 세콰이어 캐피탈, SGX 등이 투자했으며, 지난 2021년 한국 에프앤가이드와도 제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