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손잡은 현대차, 글로벌 협력 성과 주목


기술·자본·제조·판매 등 다양한 분야 협력 가능성

현대자동차와 미국 제네럴 모터스(GM)가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현대차그룹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자동차산업의 자존심' 제너럴 모터스(GM)와 손을 잡고 글로벌 주요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현대차 주요 시장인 북미 지역에 '보험'을 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구체적인 협력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2일 GM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 다양한 제품군 신속 제공 방안 모색 등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잠재적인 협력 분야로 사업 전반을 언급했다. 승용·상용 차량과 내연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수소 기술 공동 개발 및 생산 등이다. 배터리 원자재와 철강·기타 소재 통합 소싱 방안도 검토한다고 했다. 주파수만 맞는다면 어떤 분야도 협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GM이 먼저 현대차에 손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대차도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보험'으로 협력하기로 했다는 분석이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당선자에 따라 업계 지형이 달라진다는 관측이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합종연횡'은 필연적이라고 평가도 나온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겪고 있으나 결국에는 도래할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의 협력은 필수라는 의견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업체와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협력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연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동화에 이른 시기에 녹아든 중국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는 반면,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닛산 등은 중국 시장 영향력이 줄어드는 형국이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왼쪽)과 김창환 현대차·기아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CES 2024에서 현대차가 구축하는 수소 밸류체인을 설명하는 모습. /김태환 기자

현대차와 GM의 협력 방안으로는 △기술 협력 △자본 협력 △제조·판매 협력이 꼽힌다. 자본이 들어가지 않는 기술 협력이 기본적으로 언급되며 필요시 자본을 투입하는 자본 협력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시설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제조·판매 협력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와 GM은 글로벌 주요 시장 및 차량 세그멘트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가 보유한 전문성과 혁신적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향상해 고객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메리 바라 GM 회장 경 최고경영자(CEO)는 "체계화된 자본 배분으로 제품 개발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라며 "상호 보완적인 강점과 능력 있는 조직을 바탕으로 규모와 창의성을 발휘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고객에게 빠르게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 협력도 기대된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에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를 공개하며 수소 생태계에 진심인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시장에 다소 부족한 GM에 힘이 될 전망이다.

GM이 그간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 행보에 구체적인 성과가 없었던 점에서 이번 협력의 결과물이 나올지도 관심이 쏠린다. GM은 혼다와 2020년 전기차 공동 개발에 합의했으나, 저가 전기차 공동 개발은 중단했다.

이와 관련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전기차와 수소차 개발에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한데 기대했던 것만큼 판매가 확대되지 않기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라며 "GM은 혼다와 전기차 공동 개발을 합의했으나 일부 중단했다. 이번 제휴는 혼다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구체적으로 협력 분야가 나오지 않았으나 다양한 분야로 할 수 있다. 관건은 지속성과 성과로 성공 확률은 반반으로 보인다"라며 "GM이 혼다 등과 협력했으나 성과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어떤 성과가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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