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며, 한국은행의 10월 금리 인하설이 힘을 받고 있다. 다만 수도권 집값 폭등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급등 우려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한국은행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18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4.75~5.00%로 인하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조치는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앞서 업계 안팎에서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베이비컷'(0.25%포인트 이하)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연준은 노동 시장 침체를 막기위한 조치로 빅컷을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연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를 0.5%포인트 인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올해 11월과 12월 두 차례 FOMC 회의를 앞두고 있다.
연준이 '빅컷을 단행한 가운데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한미 금리 역전차가 1.5%포인트로 좁혀짐에 따라 금리 인하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내수 진작을 위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 금리 인하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우리나라 물가도 2%대로 떨어지며 금리 인하 여건도 충족했다.
다만 수도권 집값 폭등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급등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금리인하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집값 상승에 대한 경계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의사록에는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언급됐다.
실제 수도권 집값은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3% 올라 25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 폭도 전주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도 0.07% 올라 전주(0.06%)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문제는 이같은 집값 상승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9조8000억원 증가하며 2021년 7월(15조3000억원)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경신했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도 한 달 새 8조2000억원 증가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월간 가계대출이 5조 원 이상 늘면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달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여러 정책이 시행됐으나 10월 인하는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