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은행권의 하반기 공채가 시작됐지만 취업준비생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은행 업무가 디지털 중심으로 바뀌는 데다 희망퇴직자도 감소하면서 채용 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부터 200여 명의 하반기 신규채용을 시작했다.
공채 부문은 △UB △ICT △전역장교 특별채용 △특성화고 특별채용 △보훈 특별채용 등 총 5개 부문에서 160여 명을 뽑을 예정이며, 전역 장교 특별채용 부문도 신설했다. 고졸 인재의 취업기회 확대를 위해 특성화고 특별채용과 국가유공자 예우를 위한 보훈 특별채용도 실시한다. 하반기 전문경력직 수시채용도 진행할 예정이다.
입행 지원은 오는 23일까지이며, 최종합격자는 12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2일부터 130명 규모의 하반기 신입행원을 채용 중이다. △일반직 신입행원 공개채용 △디지털·ICT 수시채용 △사회적 가치 특별채용으로 진행되며, 서류접수 기간은 이달 19일까지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200명, 210명 규모로 하반기 신입 행원을 채용 중이다.
4대 은행의 채용문은 모두 열렸지만, 그 규모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해 4대 은행은 총 1880명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1270명을 뽑으며 채용 규모가 축소됐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은 상반기 100명을 채용해 하반기 200명까지 합치면 올해 300명을 뽑는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상반기 250명, 하반기 170명으로 총 420명을 채용한 바 있다.
상·하반기를 합쳐 올해 230명을 뽑는 신한은행은 지난해 채용 인원(500명)의 절반에 그친다.
하나은행의 경우도 상반기 150명, 하반기 200명으로 올해 총 3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각각 250명, 210명을 채용해 460명을 뽑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100명 이상 줄어드는 것이다.
우리은행도 상반기 180명, 하반기 210명으로 올해 390명을 채용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110명 줄어든 규모다.
이처럼 은행권의 채용 규모가 줄어든 것은 은행 업무가 디지털 중심으로 바뀌는 데다 희망퇴직자도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디지털 전환으로 은행 점포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올해 3월 기준 국내 영업점은 3916개로 2019년 말(4661개)에 비해 5년 새 16.0%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해에 비해 희망퇴직자가 줄어든 점도 취업 문턱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초 4대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자 수는 총 1496명으로, 지난해(1729명) 보다 13% 감소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ICT 전문인재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수시 채용을 하는 추세로, 공채의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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