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HMM이 일본 ONE, 대만 양밍과 함께 새로운 해운동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출범하고, 세계 1위 해운사 MSC와의 선복 교환을 통해 노선 확충은 물론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존 미주 노선과 북유럽 노선의 활용은 물론, 인도와 터키, 중남미와 같이 향후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노선을 미리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단을 155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로 늘리고, 대부분을 친환경 선박으로 구성해 오는 2045년까지 '넷제로(Net-Zero)'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 MSC' 기존보다 노선 확충…신규 노선도 개척
10일 HMM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얼라이언스·중장기 전략 설명회'를 가지고 HMM의 새 해운동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와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HMM은 기존 '디 얼라이언스' 파트너인 ONE, 양밍과 전략적 협력을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새로운 협력체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이와 동시에, 세계 1위 선사인 MSC와 북유럽·지중해 항로에서의 선복 교환 협력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2025년 2월부터 5년간, MSC와의 협력 기간은 2025년 2월부터 4년간이다.
HMM은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 MSC' 협력체제를 통해 원양항로 네트워크 증대, 기항 항만·국가 확대, 운용 선복량 확대 등 타 협력 그룹 대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신규 협력 서비스 항로는 기존 디 얼라이언스 체제(26개)보다 4개의 항로가 늘어난 30개가 된다. 이중 유럽 항로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운영 서비스에 세계 1위 선사인 MSC와의 선복 교환 협력을 통해 기존 8개(북유럽 4, 지중해 4)에서 11개(북유럽 6, 지중해 5)로 대폭 강화된다. 대표적인 해운동맹인 오션얼라이언스 10개(북구주 6, 지중해 4), 제미나이 협력 7개(북구주 4, 지중해 3)보다도 늘어난다.
HMM은 2025년부터 미주서안 12개, 미주동안 4개, 북유럽 6개, 지중해 5개, 중동 3개 등 총 30개 항로를 얼라이언스 협력을 통해 제공한다. 또 단독 운영 항로인 인도발 지중해 항로를 강화하고 인도발 북유럽 항로, 남미동안 항로 등을 신설하여 서비스 네트워크를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북유럽 항로는 타 협력 그룹(오션, 제미나이)에서 제공하지 않는 부산·일본·베트남 직기항 서비스를 유일하게 제공하게 된다. 지중해 항로도 부산·중국·동남아·지중해 주요 거점 항만에 대한 기항 횟수를 최대 확보하고, 터키 등 신규 직기항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노선을 늘리는 것은 해운 시장의 트렌드가 중국 중심 노선에서 다양한 노선으로 변화하는 데 따른 것이다.
박진기 HMM 부사장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게 되자 중국 중심의 노선에 큰 배를 띄우는 것이 주요 해운사들의 전략으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에는 중국 경기 부진이 예상되고 인도와 멕시코·터키 등의 노선이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중국 노선에 100% '올인'을 해도 됐는데, 노선이 다변화하면서 적당한 크기의 선박과 많은 노선 확보가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HMM 측은 기존 디얼라이언스 동맹체제에서 하팍로이드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하팍로이드가 대서양 노선에 집중한 반면 HMM은 전략적으로 해당 노선에 참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정엽 HMM 컨테이너사업본부장은 "HMM의 주요 노선은 아시아-미국 노선인데 하팍로이드의 해당 노선 기여 선복량은 10% 수준이며, 디얼라이언스 내 하팍로이드의 총 비중은 20%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하팍로이드는 대부분 대서양과 지중해 노선에 집중돼 있는데, 사실상 디얼라이언스에서 하팍로이드의 기여도는 일부 유럽지역에 한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정엽 본부장은 "하팍로이드가 탈퇴한 상황에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 MSC 체제의 북유럽 항로만 선복량을 계산했을 때 300만TEU이며, 오션얼라이언스(250만 TEU), 제미나이(190만 TEU)보다도 높다"고 분석했다.
MSC와 얼라이언스 가입이 아닌 선복 교환 형태의 계약을 맺은 것과 관련해 HMM은 유럽 감독당국 등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 상호 간 얼라이언스 구성에 대한 여러 혜택을 부여했다가 올해 상반기 종료했으며, 상당히 많은 유럽계 선사들이 규제와 관련해 민감하게 반응했다"면서 "실제 MSC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문서로 선복 교환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저희가 표현을 '협력'이라 낮춘 건 불필요한 규제당국의 업데이트를 끌어내지 않기 위한 조치다"라고 말했다.
◆컨테이너 130척·벌크 110척으로 확충…친환경 경영에 14.4조원 투자
HMM은 이날 오는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2030 중장기 전략'도 발표했다.
2030 중장기 전략은 컨테이너 운송 사업을 중심으로 벌크 운송 사업 및 통합 물류 사업 영역을 확장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선진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체제 구축이 목표다.
이를 위해 △컨테이너 사업(12조7000억원) △벌크 사업(5조6000억원) △통합 물류 사업(4조2000억원) △친환경·디지털 강화(1조원) 등에 투자한다.
HMM은 또 2050년 '넷 제로(Net-Zero)'를 2045년으로 5년 앞당기고, 친환경 부문 투자에 총 투자금액(23조5000억원)의 60% 이상인 14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저탄소 선대, 친환경 사업, 친환경 설비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 선사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컨테이너 부문은 11조원을 투자해 155만TEU(130척) 수준의 운용 선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늘어나는 선복량 확장에 맞춰 컨테이너 박스 확보에도 1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친환경 운송에 대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저탄소·무탄소 선박 약 70척을 확보하고, 2045년까지 전 운송구간에서 탄소중립을 실현,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벌크 사업 부문에는 현재 634만DWT(36척)의 선대를 2030년까지 1256만DWT(110척)까지 확장한다. 탱커(Wet)/건화물선(Dry) 특정 시장에 편중되지 않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수익성을 강화하고, 친환경에너지 수송 사업에 선제적으로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통합 물류 사업 부문은 신규 터미널과 시설 투자를 통해 기존 항만 터미널 확장·주요 거점 항만 터미널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더불어 고수익 내륙 물류기지(ODCY) 사업 진출, '엔드 투 엔드 서비스' 제공으로 종합 물류 사업 진출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선대 구성은 신조가에 따라 중국 조선소 선박 구매, 중고선박 구매, 용선 비중 확대 등을 유동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경배 HMM 사장은 "최근 HMM이 컨테이너선 발주를 준비하다 중단했는데, 현재 신조가가 너무 높아 보류한 상태"라며 "HMM이 한국선사이니 한국 조선소를 우선 고려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저희 자체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가져야 하기에 (중국 조선사와)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비교해 장기적으로 비용이 낮은 조선소 선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준 HMM 벌크사업본부장은 "올해까지 6조5000억원이 투자된 가운데 벌크 중고선을 10척 매입했으며, 컨테이너선도 비슷한 숫자의 중고선을 매입할 예정"이라며 "선박 구매만으로 선단을 확충하기 어렵기에 용선 전략도 같이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배 사장은 "용선 비용이 너무 올라가 있으면 구매를 늘리는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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