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에도 HMM 실적 '장밋빛'…"높은 운임·성수기 진입 기대감"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되는 가운데 성수기 진입
장기적으로는 선복량 확대·해운동맹 재가입 필요

해상 운임이 지난해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해운업계 성수기 진입으로 HMM의 3분기 실적도 개선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MM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세계적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HMM의 실적은 개선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해상 운임이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 데다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수요도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9일 에프엔가이드의 통계에 따르면 중권가에서는 HMM의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은 매출 3조1899억원, 영업이익 1조246억원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50%, 영업이익은 1251억원 높은 전망치이다.

HMM은 올해 2분기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2조6634억원, 영업이익은 64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302% 급등했다. 상반기 기준 매출은 4조9933억원, 영업이익은 1조514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18.5%, 125% 늘었다.

HMM의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4666억원는데, 2분기 영업이익만 6444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보다도 72% 개선된 수익을 실현했다.

HMM의 실적 개선은 해상 운임 상승이 영향을 끼쳤다. 일반적으로 해운사들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세계 해상 운임의 지표로 활용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900~1000p(포인트) 이상이 돼야 한다.

SCFI는 지난해 상반기 평균 976p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평균 2319p로 상승했으며, 9월 첫째 주 기준 SCFI는 2726.58로 집계되고 있다. 손익분기점을 훨씬 상회하는 운임이 지속된 셈이다.

해상 운임 상승은 단기 이슈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이 장기화되면서 홍해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길어진 것이 영향을 끼쳤다. 친(親)이란 성향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수에즈 운하 통행이 지체되고 있는 상태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 않는 대체 항로는 기존 수에즈 운하보다 약 2주가량 시간이 더 걸린다.

여기에 3분기 계절적인 성수기를 맞이해 우호적인 업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분기는 미국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블랙프라이데이와 더불어 중국의 '광군제'로 인해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가장 많은 시기로 꼽힌다.

다만 장기적으로도 HMM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려면 선복량 확대, 해운동맹 재가입 등의 숙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류 통계를 집계하는 트레더링스에 따르면 세계 컨테이너 선대는 약 3000만 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수준이며 HMM은 약 90만 TEU로 비중이 3%에 불과하다.

여기에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 하팍로이드는 내년부터 기존 '디 얼라이언스' 해운동맹을 탈퇴하고 최근 새 해운동맹인 '제미니'를 결성하기로 했다.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은 선사들이 선박과 항로를 공유하고 운임이나 운송 조건, 기타 영업 등 여러 사항을 협의해 운영하는 것으로, 노선 확충과 정시성 보장 등에 유리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해상 운임이 높은 가운데 수요도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지만, 글로벌 해운사들의 합종연횡이 지속되고 선복량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현재 수익성이 좋다고 안주하지 말고 선복량을 100만 TEU 이상으로 늘리고 새로운 해운 동맹 가입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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