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투사 총력 대신증권, 공들인 사옥 매각 또 불발···매각 방침 바꿀까


"매각 빠르게 서두를 것···가격은 낮출 생각 없어"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본사 사옥 매각이 또 한 번 무산되며 대신증권은 새로운 원매자를 찾아 나섰다. 사진은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대신343. /더팩트 DB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대신증권이 그간 공들여 온 본사 사옥 매각이 또 한번 좌초됐다. 대신증권은 빠른 매각을 추진하겠다면서도 거래 가격을 낮춰 팔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원매자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가 매각 방침을 바꿀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최근 NH아문디자산운용에 본사 사옥 '대신343' 거래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 해당 사옥은 서울 을지로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 7층~지상 26층 규모로 연면적은 5만3369.33㎡다.

가격은 3.3㎡당 4100만원선에서 협의를 진행했다. 전체 거래 가격은 6600억원에 달한다.

대신증권은 지난해부터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진입과 초대형 IB 진출을 위해 해당 사옥 매각을 추진해왔다.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3조1122억원으로 종투사 진입 기준인 3조원을 넘어섰다. 대신증권이 종투사로 지정될 경우 기업신용공여와 전담신용공여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일 경우 단기금융업무를, 8조원을 넘어서면 종합투자계좌 업무도 가능해 진다.

대신증권은 자기자본이 종투사 진입 기준을 넘어선 만큼 자본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당초 협상됐던 대로 올해 상반기 매각을 마무리 지으려 속도를 냈으나 이번 거래도 결렬됐다.

이에 대신증권은 새로운 원매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사모펀드 등 여러 회사에서 매수 의사를 전해오고 있다. 대신증권은 새로운 협상 대상자를 검토할 예정이며 자본 확충을 위해 매각에 서두를 계획이다.

IB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 무산의 이유로 두 가지를 꼽고 있다. 먼저, 협상 기간이 장기화 됐던 가운데 NH아문디자산운용의 우선주 모집이 쉽지 않아 대신증권이 결렬을 통보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대신증권은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차)와 인수 펀드의 보통주 출자자로 참여해 자금 모집을 원활히 하려 했다.

그러나 보통주 투자자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배당을 주요하게 여기는 우선주 투자자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임대료 수익이 배당금보다 낮아 우선주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중심업무지구(CBD)에서 경쟁 매물이 줄을 이은 점도 또 다른 원인이다. CBD에서는 광화문 대형 매물인 서울파이낸스센터(SFC), 크레센도빌딩, KDB생명타워, 남산스퀘어 등이 매각을 추진 중이다. 다만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신343 사옥의 건물 가치와 견줄만한 피어는 없다"고 전했다.

사옥 매각 불발에 대신증권이 매각 방침을 바꿀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해당 사옥의 매각 거래 무산이 두 번째인데다 대신증권은 자기자본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8월 이지스자산운용에 사옥을 매각하려 했으나 가격 조건 등이 부합하지 않아 결렬됐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자산 유동화를 위해 사옥 매각을 빠르게 해 나가는 것이 단 하나의 목표"라면서도 "가격을 낮춰 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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