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지난 21대 국회에서 폐기됐었던 토큰증권 법제화가 이번 22대 국회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아울러 관련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윤창현 전 의원이 코스콤 신임 사장에 선임되며 토큰증권 시장이 활성화 될 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함께 토큰증권 법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토큰증권 법제화를 위한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다음 주 중 대표 발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토큰증권이 안정적으로 발행·거래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자본시장법상 증권과 동일한 제도가 적용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제재 사항 등 세부적인 시행령이 다수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해당 법안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 22대 국회에서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토큰증권이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디지털 자산 형태의 증권이다. 토큰증권을 이용하면 미술품, 부동산 등 특정 자산을 기초로 조각투자할 수 있다.
지난 4일 김재섭 의원은 민병덕 의원과 공동으로 토큰증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해당 세미나에서 양 의원 모두 토큰증권 법제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주호영 국회 부의장,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다수 의원들이 참석해 토큰증권 법안 도입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이날 법안 발의를 앞두고 업계와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토큰증권 법제화에 재시동이 걸리면서 시장은 반기는 분위기다. 최근 토큰증권발행(STO)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다만 5일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발생하며 내림세를 보였다. 전날 개장 직후 SK증권우는 가격 제한 폭(29.88%)까지 올랐고 SK증권은 18%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우도 장 중 14% 넘게 올랐었다. 이들 증권사들은 STO 관련 산업에 투자했다.
지식재산권(IP) NTF 거래 플랫폼을 개발하며 STO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핑거도 전날 17.95% 오르며 장을 마쳤다. STO 플랫폼을 구축한 갤럭시아머니트리를 계열사로 갖고 있는 갤럭시아에스엠도 장 초반 16%대 오름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토큰증권 시장의 활성화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윤창현 전 의원이 지난 3일 코스콤 제20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돼 이목을 더 집중시킨다. 윤 신임 사장은 미래한국당(국민의힘 비례정당)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 기간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전자증권법 개정안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었기 때문이다. 분산원장 정의,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록제, 투자계약증권 규율, 장외거래중개업자인가 등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었다.
업계에서는 윤 신임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코스콤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토큰증권 공동 플랫폼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콤은 증권사들에 토큰증권 발행·유통 공동 플랫폼과 분산원장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사업 고도화와 가치 평가를 위해 LG CNS, NICE피앤아이 등과 MOU를 맺었다. 코스콤의 공동 플랫폼에는 키움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이 합류했다.
코스콤 관계자는 윤 신임 사장의 선임에 코스콤의 향후 토큰증권 관련 행보를 밝힐 순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토큰증권 법제화 진행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을 시스템에 반영하고 금융기관과 발행사를 위한 최적화되고 비용 효율적인 시스템을 개선·발전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증권사들의 토큰증권 법제화에 대한 반응은 갈리고 있다. 법안 도입에 발맞춰 플랫폼 개발 등을 준비해 오던 일부 증권사들은 이번 재시동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었다가 21대 국회에서 법안이 자동 폐기되면서 관련 사업이 지연 됐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관련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된 것은 아니기에 무작정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반면 일부 증권사들은 토큰증권 자체의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소형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여기고 있는 분위기이고, 대형사 일각은 소위 돈이 벌리면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